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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7. 2024

포탈의 최후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하면서 양질의 콘텐츠가 없는 포탈

지금은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포털사이트의 미래가 있을까란 생각을 요즘에 해본다. 네이버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시장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동영상과 글, 이미지 등은 서로 수요를 빼앗아가는 콘텐츠의 형태가 아니다. 요즘은 글이 아니라 동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콘텐츠를 표출하는 방식이 동영상인 경우 동영상을 선택한다는 의미다. 필자가 쓰고 있는 플랫폼이 브런치이니 시간적으로 가장 비중이 높고 포탈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등을 소모한다. 


소모한다는 의미는 경제적으로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시간 외에 시간을 바꾸어서 볼만한 콘텐츠를 보는 상품과 맞바꾼다는 의미다. 요즘에 포탈을 보면 답답하고 짜증 나는 기분만 더 들게 만든다. 왜 유튜브를 사람들이 보는지 회사들은 모르는 모양이다. 쇼츠가 대세가 아니라 자신들이 어떤 콘텐츠를 노출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지 않다. 거의 하루종일 화면을 도배하는 콘텐츠는 의미 없는 정치판, 자극적인 뉴스, 얼굴로 일을 다했다는 연예인 기사, 부동산 이야기 등 보고 싶은 콘텐츠가 없다. 차라리 유튜브는 개인 취향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이라도 하니 그나마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필자의 브런치를 하루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매번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는 수천 명 수준에서 조금씩 달라진다. 아래에는 방문자수와는 다르게 어떤 채널등을 통해 유입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당연히 조회수와는 다른 수치를 보여준다. 조회수와 검색유입의 차이는 달라지지만 보통은 검색유입의 방문자가 조회수의 60% 수준이다. 즉 6,000여 명 정도가 검색으로 유입되면 그날의 조회수는 10,000여 명 정도가 된다.  


확실하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포탈을 통해 검색을 하는 비율보다 구글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 이런 결과는 사실 점유율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 검색해 봐야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실컷 보여준 다음에야 사람들에게 쓸모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니 누가 네이버검색을 하려고 하겠다. 네이버의 먹거리 중 하나인 쇼핑에 어떻게든 더 머물게 하려고 온갖 것들을 다 집어넣고 메인으로 가봐야 매번 쓸모없는 콘텐츠들만 노출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까. 


정말 자극적이면서 문제가 있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유튜브지만 그 저력은 다양성이다. 주류언론이나 유명인이 아니라 어디선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콘텐츠가 노출되고 알고리즘에 의해 유사콘텐츠가 노출되지만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다. 즉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의미다. 물론 선택하고 싶지 않은 광고를 노출하지만 그건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광고를 회피할 수 있는 유튜브의 거대한 수익모델이 마치 선심 쓰듯이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는 아무리 보잘것없는 크리에이터라고 할지라도 그 채널만의 홈은 제공해 준다. 카카오의 브런치가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그런 기능이다. 매거진이나 브런치북이 있기는 하나 어디까지나 일부의 콘텐츠만을 노출시켜 줄 뿐이다. 브런치 작가 개개인에게 사람들이 락인할 수 있는 화면이 없다. 작가마다 다르겠지만 엄청난 수의 콘텐츠가 있어도 그걸 찾아서 들어갈 수 있는 화면이나 개개인별 검색화면이 없다. 유형별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구분하지만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작가들도 수없이 많다. 카카오는 양질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수익모델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국내 포탈은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글의 서비스는 검색과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검색은 아주 효율적이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노출해 주고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버린다. 국내 포탈처럼 보고 싶지도 않은 콘텐츠를 너저분하게 배치해 두고 사람들의 선택권에 제약을 주지 않는다. 대신 유튜브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여서 그들이 알아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준다. 


사용자화되었다는 화면에서 왜 보고 싶지 않은 정치, 연예인, 부동산 뉴스가 계속 나올까. 각종 사건사고만 나면 온 화면을 그 뉴스로 도배를 해버린다. 사람들에게 시간이 돈이고 포탈들의 콘텐츠가 상품이라면 시장에 가면 온갖 잡동사니를 매일 똑같이 전시해 두는 상인처럼 진열해 두는 꼴이다. 거의 형태도 바뀌지 않는다. 비슷한 상품인데 조금 모양만 다른 것들만 있는 곳에서 무언가를 사고 싶을까. AI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충분히 좋은 콘텐츠를 배치해 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것은 언론사들의 이해관계와 자신들이 팔고 싶은 상품들을 노출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결국 그런 선택들이 모여 포탈들의 점유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사람들에게 선택권이 없었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겠지만 구글이라는 거대한 회사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해 주고 글로벌 쇼핑 플랫폼이 사고 싶은 것을 아주 저렴하게 공급해주고 있다.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귀중한 가치를 소모하게끔만 하는 포탈들을 보면서 오늘도 아주 짜증 나는 뉴스를 어떻게 안 볼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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