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열쇠는 사랑이다.
한국영화 럭키의 원작이기도 한 열쇠 도둑의 방법은 원작답게 기본에 충실한 영화다. 일본 원제는 열쇠 도둑의 메서드・鍵泥棒の メッソド・内田けんじ監督2012로 개봉한 지 이미 5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영화다. 대표 카리스마 배우 중 한 명인 카가와 데루유키와 대표 불쌍한 역할의 배우인 사카이 마사토, 히로스에 료코, 로리 구치 요코 등이 출연하여 일본에서는 화제를 낳은 작품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열쇠를 훔쳐 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지금까지의 지질한 인생과 달리 현금 넉넉하고 고급 자동차까지 있는 인생이다. 누구나 솔깃할 수 있다. 솔깃한 만큼 제대로 된 직업 없이 살아온 35살의 남다는 그 인생을 과감하게 선택한다.
잠시 인생에 햇볕이 드는가 싶더니 금세 어두운 구름이 그의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열쇠를 통해 훔친 인생이 그렇게 평탄하지 않은 인생이었던 것이다. 가짜 인생은 그만한 대가가 뒤따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그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 어설프게 잘못된 것을 바꾸어 보기로 한다. 모든 것이 들통날 정도로 어설픈 계획을 세워서 말이다.
두 사람의 인생이 바뀌어서 우여곡절을 겪다가 다시 돌아가는 설정의 바닥에는 스크루볼 로맨틱 코미디가 자리하고 있다. 노처녀로 무척이나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와 불명예스러운 사고(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미끄러지는)로 인해 인연이 이어진다. 모든 인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연결은 신의 장난처럼 이어진다.
영화의 특성상 살짝 긴장감을 주기 위한 장치들은 존재한다. 일본 영화는 한국 영화처럼 극적인 반전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반전을 주기는 하지만 인위적인 느낌이라기보다는 감동을 담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가난뱅이 그리고 의지도 약한 사쿠라이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지향하지 않는 콘도 이 둘의 인생이 바뀌게 될지 누가 알았던가. 사람의 인생은 그렇기에 극적이고 도박과 묘하게 닮아 있다. 거짓으로 살았던 사람의 인생을 훔쳤기에 진실로 다가갈 수 없지만 결국 그 둘의 삶은 극적으로 마주치게 된다.
인생이 뒤바뀌었으면...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풍족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인생을 만드는 것은 본인이다. 매일 아침 인생의 도화지에 어떻게 살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재미있는 인생이 찾아올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