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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와 언론

질문들로 돌아온 손석희, 의미가 퇴색돼버린 MBC의 시도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없어진 이 시대에 주목만 받으면 된다는 사람들만 늘어나고 있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찾고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이나 종합편성채널로 해결이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정보를 접하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관점으로 콘텐츠를 생산해서 받아들이라고 하는 시대를 벗어났다. 그런 변화는 유튜브에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드러났다. 모든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원하고 신뢰를 가지기를 원한다.


언론을 장악해야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정치인들은 이미 다양해진 채널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지상파 언론과 신문만 장악하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쉽게 장악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풍랑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마도 MBC는 변화되는 근미래에 무게를 주기 위해 손석희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손석희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어 있고 신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5부작 특집으로 진행되는 시사 프로그램은 과연 괜찮은 선택을 하고 있을까. 질문들에서 백종원을 첫 토크쇼 손님으로 불렀다. 개인적으로 볼 때 백종원은 가진 역량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 한첨전부터 말했지만 백종원의 프랜차이즈에서 맛있는 음식점이 하나도 없을 정도라고 항상 말해왔다. 백다방이야 음식솜씨가 없어도 되니 아무런 상관없지만 그의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은 조미료 범벅의 맛대가리 없는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언론이 백종원을 너무나 띄워주었다. 그렇게 띄워주었기에 말도 안 되는 가맹점의 가상 매출등을 제시하면서 가맹점주들을 모을 수가 있었다. 물론 그런 선택을 한 가맹점주들도 그런 책임에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문제는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백종원을 부르는 것이 합당한 선택이었냐는 것이다. 제대로 된 말을 하고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지상파언론의 지상과제를 부여받은 것 같은 MBC의 프로가 굳이 이슈의 주인공인 백종원을 첫 번째 주자로 내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언론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는 착각 속에 살아왔다. 특정 정당의 누군가를 밀어주기 위해서 혹은 묻어버리기 위해서 원하는 사람의 말만 담아서 보여주면 대중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 플랫폼에서 자신들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글을 쓰더라도 외면하려고 하고 방송으로서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유튜브도 평가절하하려고 한다. 권력이 쪼개지는 것을 좋아하는 이익단체는 많지가 않다. 의사집단들 역시 자신들의 경제적인 권력이 쪼개지는 것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국가가 존속되고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어떤 기준을 세웠다면 그 기준은 모든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를 해야 한다. 초기에는 그렇게 진화해 오다가 특정한 시점이 되어 그들만의 권력이 공고해지면 장벽을 높여버려서 아무나 못 들어오게 만든다. 일명 레거시미디어 혹은 저널리스트들이 그렇게 많은 많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을까. 필자도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은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을 점점 안 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매스미디어의 꽃이라고 하는 올림픽도 관심이 많지가 않다. 그들은 열심히 띄우려고 하지만 그냥 전국체전보다 조금 더 많은 관심을 줄 뿐이다.


모두가 존중받고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저널리즘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손석희라는 사람의 대중성 혹은 신뢰성에 기대어 모든 것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이브한 생각을 하고 있다. 솔직히 글보다 동영상이 보기가 훨씬 수월하고 수십 번을 반복 재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글보다 조회수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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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발행한 글 중에 10,000회를 넘는 글은 수 없이 많지만 200,000만 명 이상의 조회를 기록한 콘텐츠는 많지가 않다. 물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 수는 있다. 자극적이면서 어떤 한 측면을 왜곡하고 응원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신뢰가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볼 일이다. 같은 콘텐츠로도 글을 동영상으로 만들면 조회수에서 10배~15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동영상을 보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훨씬 수월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긴 하다.


사람들에게 균형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정보를 제공하는데 제한이 되어야 하지 자신들이 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본질이 아니다.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은 주로 19세기 후반과 20세기의 산물이다. 21세기의 저널리즘은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한다. 물론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이 국내에서도 등장하여야 한다. 언론의 자유는 이제 레거시미디어가 무언가를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걸 모른다면 MBC 도 할 수 있는 것은 많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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