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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사람의 삶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한 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대중들에 대한 실험이 있다면 그것이 정답이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많다는 것과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에 정답이 있다는 착각을 한다. 마치 그것이 옳은 길인 양 생각하면서 삶의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 세상은 많은 것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확신이 될만한 행동과 그 결과로 나타나지는 것이다. 개개인의 사회성이라는 것도 사회가 전반적으로 잘 돌아가기 위한 것이지 그것이 마치 개개인에게 어떤 방향을 제시하던가 삶의 행복을 준다고 볼 수도 없다. 생애주기에서 가족에 대한 관점과 학교, 규범, 사회성 등은 모두 한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지배층이 만들어놓은 관습에 불과하다. 그래야 시스템이 유지되고 계층이 존속하며 좋다고 전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의 가치가 옳다고 믿어지게끔 만들기 위함이다.


어떤 사람이 게임을 하기 위해 주사위를 던졌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 주사위의 숫자는 예상이 가능할까. 물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과 시간을 준다면 틀릴 가능성이 없다. 어떤 사람의 손에서 어떤 각도로 놓여 있으며 위에 있는 숫자와 그 사람이 던지는 에너지와 포물선의 각도 그리고 떨어졌을 때의 충격과 방향성을 계산하고 거기에 주사위가 가진 물리적 성질 물성을 넣는다면 숫자는 정확하게 나올 것이다.


사람의 삶은 매일 주사위를 던지듯이 이루어진 예측 가능한 삶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을 매번 계산할 수가 없고 개개인별로 계산하는 것은 생산적인 관점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주사위는 매일 딱 한 번만 던질 수 있다고 해보자. 던져지는 주사위는 여러 가지 행위가 있다. 어떤 사람과 일하고 어떤 사람과 밥을 먹고 대화를 할 것이며 술 마실 때 옆자리에 앉을 것인지 등 모든 것이 포함이 되어 있다. 그 과정을 생각하면서 살아가지 않지만 그 모든 결과는 삶에 영향을 미친다. 단지 그것이 바로 드러나지는 않을 뿐이다.


사람들은 호기심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주로 편하고 재미있고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사용한다. 노력을 하고 이해를 하며 삶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킬 호기심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지 않은 습관을 만들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다. 굳이 안 보아도 될 것들 굳이 안 마셔봐도 될 것들 굳이 안 가봐도 될 것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신을 망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왜냐면 그런 경험들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행동만 하면 되고 머리를 쓸 필요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삶이 예측불가능한 것처럼 보여도 매일 던지는 주사위를 보면 그 사람의 삶의 방향은 결정이 된다. 그 과정에서 조금 더 가감이 될 뿐이지 극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매일 변화하기 위한 행동은 하나도 하지 않고 어제와 똑같은데 불구하고 무언가 나아지기를 원한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내일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생각이다. 때론 인생이 정교하게 설계된 설계도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태어나면서 부모 양쪽에게서 유전자를 받고 건강이나 체질등은 대부분 결정이 된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것은 사람의 의지만이 있지만 그 의지조차도 유전자에 의해 설계가 되어 있다면 쉽게 바꿀 수가 없다.


카이사르처럼 정말 중대한 결정을 할 때에도 주사위를 던지는 것처럼 결정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망치게 될 것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큰 주사위를 한 번에 던져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주사위를 여러 번 던져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은 갑자기 100도가 되어서 끓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1도씩 올라가면서 99.8도쯤 되었을 때 임계점을 지나 끓어오르게 된다. 물론 에베레스트 같은 산악지대에서 낮은 온도에서도 끓고 우주에서는 열자마자 끓어서 마치 얼음처럼 변해버린다.


모든 사람의 손 안에는 저마다 크기의 주사위가 들려 있다. 대중들에게 현혹될 필요도 없고 많은 사람들을 상담했다고 하는 사람의 말이 신뢰성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무게의 주사위가 매번 달라질 뿐이다. 그날그날 어떻게 주사위를 던져야 할 지만 고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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