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오랜 경력이 아니라 지속적인 방어훈련이 필요하다.
서울시청 부근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일이 있어 서울역과 시청역부근을 방문해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의 참상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초기에 자동차 명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급발진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G80모델의 급제동 기능을 이야기하는데 참 어이가 없었다. G80을 운전해 보고나 이야기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형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운전한 모델은 G80 2018 이전 모델인 것으로 보인다. 그때에도 제동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체크를 해야 하며 체크를 하더라도 크루즈 운전을 할 때 앞차와의 거리를 조정할 때 브레이크 기능이 동작하는 정도다. 앞에 무언가가 있다고 해서 멈춰지는 기능 따위는 없다. 물론 제어가 가능하기에 그런 옵션을 넣으면 되겠지만 지금 나오는 G80도 그런 옵션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운전하는 차량이 그 이후 나온 G80모델이어서 수없이 테스트해 본 결과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 G80은 어떤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사고는 웨스턴 조선호텔의 주차출입구에서 이동하여 200여 미터를 100km 속도로 이동한 뒤에 시청교차로에서 멈추어서기까지 일어났다. 신기한 것은 급발진을 주장하는 상당수의 운전자가 고령자나 운전이 미숙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언젠가부터 급발진이 마치 하나의 사고의 이유처럼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근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결정적 증거는 줄곧 급발진을 주장해 온 운전자의 신발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고가 나본 사람은 알겠지만 5~6초 사이에 일어난 일을 모두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이렇게 바라본 시야가 호텔에서 나올 때의 모습이다. 좌측으로 보면 일방통행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차량 이동으로만 본다면 이 차량은 우측으로만 이동할 수가 있다. 서울을 운전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수많은 경로가 일방통행으로 설정이 되어 있다. 서울에 차를 가지고 갔을 때 그런 것 때문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잘 보고 운전하는 편이기는 하다. 이곳에서 저 건너편의 4차로의 일방통행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들어가면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차량이 이동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곳에서 운전자의 차량은 초기에 좌측으로 진입을 했다. 만약 이 도로가 일방통행이라는 것을 인지를 못했어도 영국이나 일본이 아닌 이상 우측으로 가야 된다는 것을 몰랐을까.
좌측으로 가던 차량은 다시 우측으로 가다가 이곳까지 이르는데 2~3초간에 이르렀다. 경찰사고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잘못 들어왔고 이미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풀 액셀을 밟고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착각을 했을 수는 있다. 그 시간의 차이를 인지할 정도의 운전감각이 없다면 더욱더 실수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우측에 있던 차량을 보고 좌측으로 급하게 틀어 저 앞에 보이는 호프집 아래쪽에 자리한 인도로 돌진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치고 난 후에 차량은 더 직진해서 차량 두대와 부딪치게 된다.
G80은 저 앞에 버스가 정차한 곳과 차량의 사이쯤에서 멈추어 섰다. 감각은 지속적으로 예리하게 만들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무뎌지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인체의 변화이며 노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운동을 하고 감각을 예리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노령화가 더 진행되는 한국에서 이런 유형의 사고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감각이 유지된다는 생각은 50 이후에는 아예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