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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3. 2024

하늘에 자리한 정원

바빌론의 공중정원처럼 열려 있는 공간, 충북도청의 하늘정원

땅은 제한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땅을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것들에는 용도가 모두 정해져 있다. 예전에는 건물의 옥상은 제한적으로 활용이 되던지 닫힌 공간이었는데 최근의 트렌드는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여 기후변화에도 대응하고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른바 하늘정원은 말 그대로 공중정원이다. 바빌론에 조성되어 있었던 공중정원은 공중에 식물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으며 그것은 땅 위의 지붕에 나무들이 있다는 뜻이다

건물의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깊이로 흙이 채워져 있으며 이곳에 나뭇잎이 많은 식물들과 수많은 종류의 꽃들로 채워야 한다. 이곳은 충북도청으로 하늘정원이 조성이 되어 있다고 해서 방문해 보았다.  

7월 신관·동관 옥상 하늘정원 1,100㎡를 시작으로 이번 동관 옥상에 하늘정원 600㎡를 연계 완성하였는데 조성한 동관 하늘정원은 산책로 118m와 Tea-하우스, 벤치를 설치하여 산책과 휴식할 수 있는 실내·외 공간과 산수유, 배롱나무 등 수목 17종 517주, 개미취, 붓꽃 등 초화류 17종 2,800본을 식재해 두었다. 

“도시의 가장 높은 곳은 공중정원으로 성벽의 정상 부분이다. 여러 가지 나무와, 그 때문에 그늘이 생겼고 기둥들 사이에는 네모난 돌이 깔려 있다. 두터운 흙이 깔려 있고 배수구가 있다. 나무들이 있는 테라스는 50 피에(1 피에는 약 30센티미터)와 8쿠데(1쿠데는 50센티미터)의 두께를 갖고 있는데 어떠한 과일도 천연 조건과 같이 생산할 수 있었다.” - 퀴로스 

이렇게 더울 때는 어딘가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찾기 마련이다. 멀리 바다나 계곡으로 갈 수도 있지만 도심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잠시 멈추어 서서 쉴 수도 있다. 동관 하늘정원 개방에 맞춰 외부에서 하늘정원까지 직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동시에 조성해 노인, 장애인 등 보행약자들도 하늘정원으로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제 청사들은 공공의 공간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적극적인 활용을 하고 있다. 공무원들에게는 일을 하는 일터이기도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어 도심 속에 시티파크 르네상스를 조성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후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서 하늘정원이 신관, 후생복지관, 동관, 신축의회 청사까지 하나의 길로 연결되는 작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다른 불가사의처럼 인간을 압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라는 데 더욱 매력이 있다. 

오랜 시간 전부터 사람들은 탁 트인 전망을 보면서도 동시에 자연을 느끼는 것을 추구했던 모양이다. 옥상에 정원이 조성되면 장점이 도시를 내려다보면서 동시에 도심 속의 자연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래된 건물을 잘 활용하는 것은 보존과 재건을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여름 속이기에 야외에서 여유 있게 한 잔의 음료를 마시기에는 부담스럽지만 가을이 되면 이곳의 활용도는 더욱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7월에 임시로 오픈을 하였고 이제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작은 문화공연을 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자격증도 있는 조경은 정원조성에 있어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조경문화가 처음으로 싹텄던 이집트는 강수량이 연간 50㎜에도 이르지 못하는 사막국가로서 식물이 자연스럽게 싹트고 자라기에는 힘이 들어 숲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에 바빌론의 공중정원도 탄생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정원을 조성하는 조경은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바닥 포장에도 관심을 갖되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예술성도 고려될 것이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생각하는 공간으로 변모되면서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이 될 것이다. 

민간의 건물은 활용이 제한이 되지만 공공의 건물을 활용하여 만드는 충청북도의 하늘정원은 활용도 측면이나 복지차원에서 작지 않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2024년에 시작한 도심 속의 하늘정원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잘 운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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