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전기차는 미래 이동수단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예전에 시승을 한 적이 있는 벤츠 전시장에서 벤츠 EQE시리즈에 대한 대폭 할인을 해서 판매하겠다는 문자가 왔다. 적게는 1,400만 원에서 2,000만 원이 넘는 할인을 해서 판매하겠다는 문자였다. 할인판매 정책은 최근 인천 청라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와 무관하지가 않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은 내연기관차보다 낮다고는 하지만 이는 통계의 착시일 수가 있다. 오랜 시간 내연기관차를 타온 이력이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차가 화재가 날 확률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기차가 대중화된 것이 얼마나 되었는가. 그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확률이 낮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오류를 범할 수가 있다.
내연기관차가 자연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에는 엔진오일등을 제대로 갈아주지 않아 엔진 내부가 떡이 되어 마찰열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나 의도적으로 연료통이 화재에 노출될 경우 외는 많지가 않다. 게다가 그렇게 화재가 나더라도 전기차처럼 1,500도까지 이르지도 않는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타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내연기관차처럼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면 화재는 내연기관차보다 적게 난다고 볼 수 없으며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2건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발생률은 0.013%로 내연기관차(0.016%)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확률적으로 보아도 벌써 내연기관차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가 화재가 나면 마치 폭탄처럼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리튬 배터리셀을 하나 사용하는데 전기차는 이 셀 수백 개를 넣은 배터리팩을 만들고 여러 개의 배터리팩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만들어서 차량 내부에 장착한다. 대부분의 화재는 산소와 접촉면을 줄여주면 자연스럽게 진화되는 반면 배터리는 스스로가 산소를 만들어내고 연쇄빈응을 일으킨다. 여기에 배터리에 들어가는 수많은 희귀 금속 들은 치명적인 독을 만들어낸다.
배터리 내부의 불화수소는 불산으로 변하게 되는데 불산은 콘크리트도 뚫고 들어갈 정도로 강력한 산이다. 철근 콘크리트가 아무리 강한 인장력과 압축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불산과 1,500도에 달하는 열에서 건물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더 빨리 건물을 올리기 위해 철골구조로 만들어진 건물은 더욱더 취약하다. 고층 빌딩에 시공되기도 하는 철골 구조 건물은 강도 탄성이 큰 부재로 트러스 구조나 라멘 구조로 만들게 되는데 고열에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전기차의 큰 장점은 저렴한 유지비용이다. 이 저렴한 유지비용도 정부가 화석연료에 부여되는 세금을 제외하면 사실 경쟁력도 없다. 충전할만한 곳이 많지가 않고 한 번 방전되면 재충전 외에 통째로 차를 날라야 한다. 미국에서는 굳이 전기차를 타지도 않는다. 한국의 기형적인 세금구조에서 전기차가 인기를 끌 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기는 어디서 생산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친환경적이지 않은 발전소에서 생산해서 멀리 대도시까지 송전하는 비용은 고려하지도 않은 전기다.
한국은 비교적 도로망이 잘 만들어져 있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포트홀부터 비포장도로등 수많은 도로환경이 있다. 하부에 있는 부품들이 망가질 확률이 많은 도로들도 즐비하다. 내연기관차는 그나마 하부가 망가지면 부품만 갈면 되지만 배터리팩이 아래에 들어가 있는 전기차에 충격이 가해지면 사실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알지 못하게 된다.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는 부품을 가는 정도가 아니라 차가격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출하던지 전해액이 누수가 되어 대형 화재로 이어지게 된다. 필자는 충전상태도 아닌 차가 화재가 난 환경에 하부에 충격이 있어서 배터리 셀의 누수가 원인이거나 오래전에 만들어진 충전기로 충전을 하다가 완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버되어서 옆에 있는 셀까지 침범했던 경우다.
전기차의 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도면밀하게 과충전이 되지 않도록 항상 감시하고 있으며 한 번 주행하고 오면 차량을 한 번씩 띄워서 하부에 어떤 흠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충격이 있을 수 있으니 투시가 가능한 장비로 차량을 주기적으로 스캔도 해주어야 한다. 살면서 대형화재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는데 철골구조 건물은 1,000도가 넘는 환경에서 말 그대로 엿가락이 되어버린다. 140대를 손상시킬 정도의 화재가 난 아파트의 경우 구조물의 안전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더라도 모든 배선은 완전히 망가져버린다.
지금이야 전기차 보급이 초기상태이지만 보급이 되면 될수록 전기차로 인한 화재는 급격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끄겠다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멀어지는 것이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전기차가 과연 미래 이동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더 많은 시간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