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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8. 2024

최상의 고베규

일본인들의 식문화로 만들어진  일본의 음식들

일본을 여행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본음식 중에 질기고 딱딱한 음식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무엇이든지 부드럽고 데쳐먹고 입에서 살살 녹는듯한 느낌의 음식을 선호해서 한국인들이 가면 대부분 좋아한다. 한국의 한우도 상당히 마블링이 좋은 1등급 투뿔 한우도 있지만 일본인들은 더 부드러운 것을 좋아한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소고기를 먹으려면 한우 살치살이나 특수부위를 먹어야 한다. 게다가 일본인들은 최상의 방법으로 구워 먹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더욱더 부드럽게 느껴질 수가 있다. 

고베규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일본의 3대 와규라는 오미규, 미야자키규, 히다규를 선택하면 된다. 일본은 물가가 거의 올라가지 않은 국가라 엔화의 가치가 떨어져서 약간은 가볍게 식사를 할 수도 있다. 1인에 10만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런치 스페셜을 먹을 수 있다. 

일본인들은 오랫동안 부드러운 맛만을 추구해 왔다. 그렇게 세대를 거슬러 오면서 전통적으로 온천지대에 쌀조차도 많이 깎아서 도정하고 백색의 밥만을 좋아해 온 덕분에 질병도 잘 걸렸다. 일본인 들치고 치아가 이쁜 사람들을 찾기가 어렵다. 일본은 편의점보다 치과가 많다고 할 정도로 치아를 치료하는 곳이 많다. 

소고기를 좋아하는 지인과 이곳에서 양껏 먹으려면 둘이서 40만 원은 써야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양이 많지는 않다. 일본문화가 완전하게 자리 잡게 된 것은 헤이안, 가마쿠라, 무로마치의 헤이안 시대 즉 교토로 옮기면서 맞이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항상 전채요리로 야채를 볶아서 내어준다. 메인요리를 먹기 전에 야채 등으로 입맛을 살라기 때문에 고기등이 더 맛있게 느껴지게 된다.  

하나는 와규이고 다른 하나는 고베규다. 고베규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혈통을 지켜야 한다. 일본어 규(くう)는 대부분의 음식에 붙는다. 일본을 가면 수시로 듣는 도죠(どうぞ)는 그냥 상대에게 공손하게 그렇게 해도 좋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도모(どうも)는 가벼운 인사말로도 사용이 된다. 음식 먹을 때 요리사들이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해부하듯이 연구한 학자는 문화 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다. 일본은 왜 그런 전쟁을 끝까지 유지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그들을 연구를 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자세히 살펴보고 일본인들을 보면 그들이 극단적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잔인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식도 보면 극단과 극단을 추구한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들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적당하게 만든 음식을 잘 먹는 반면에 일본인들의 음식은 예리하게 잘 다듬어진 식재료를 활용하여 극단적인 맛을 추구하려는 것이 보인다.  섬세한 가운데 묘한 폭력성이 보인다고 할까. 

가장 맛이 좋은 상태를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음식은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과거 일본인의 사회가 사채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을 때 가족을 위해 보험을 들고 죽는 것을 아주 멋진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분명한 것은 3대 와규가 맛있느니 어쩌니 해도 고베규를 먹으면 와규로 다시 돌아가기가 힘들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몸에는 그렇게 좋지 않은 것들이 맛은 좋다. 최상의 상태에서 먹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투 플러스 1등급의 살치살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운데 다른 것은 두툼해서 씹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육즙이 얇게 저며진 살치살보다 더 많이 나온다.  


일본 효고현 동남부에 있는 고베에는 맛있는 빵과 과자가 많은 도시다. 가장 먼저 개항을 한 도시였기에 다른 문화가 많이 스며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어떤 성향을 찍는 점도표를 찍는다면 한국인은 상당히 듬성듬성 이곳저곳에 점을 찍는 느낌이라면 일본인들은 어떤 공간에 몰아서 점을 찍는 것과 같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며 쉽게 움직이지 않지만 한 번 움직이면 그 방향으로 모두 쏠려간다. 그 방향에 옳고 그름은 의미가 없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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