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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포 바닷길

일본을 주저앉힌 전투를 벌였던 창원의 옛 길

창원의 안골포라는 지역은 부산과 이어지는 요충지에 있었기에 호남으로 가려면 지나가야 되는 길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산에 자리를 잡았던 일본군들이 창원 안골왜성, 안골포진성등에 진을 치고 머물기도 했었다. 그렇게 성이 감싸고 있는 곳에는 안골포 굴강이 있고 이곳에는 안골굴막촌이라고 해서 겨울에 맛이 좋기로 유명한 석화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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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포가 자리한 곳은 대통령의 휴양지로 잘 알려진 거제의 저도, 가덕도, 칠천도를 이어 다시 창원의 원전항으로 이어진다. 그 안쪽으로는 초리도, 소쿠리섬, 우도, 송도 등이 복잡한 해안선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물이 빠지게 되면 배가 움직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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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가까운 섬까지 걸어서 넘어갈 수가 있다. 물이 유독 맑아 보이는 모습이 이날 신발을 벗고 들어가고 싶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렇게 잔잔하고 얕은 물길이 이어지는 곳은 동해도 없고 서해는 그냥 뻘이기에 보기가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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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좌수사 이순신은 경상우수사 원균과 전라우수사 이억기와 함께 연합함대를 구성하여 한산도 앞 견내량 바다에서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이끄는 주력 함대 73척을 격파한 뒤 가덕도로 향하던 중 진해 땅 안골포에 일본수군의 전선 40여 척이 머무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을 끌어내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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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곳을 지나면서 한 번은 굴을 먹어야지 하면서 아직도 못 먹어봤다. 남해의 굴은 통영굴과 더불어 맛있기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바다의 온도가 높을 때는 예전 같은 굴 맛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곧 추워지면 그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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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포라는 지명이 있는 이곳에서의 전투는 이틀 전에 있었던 한산도 대첩과 함께 일본군의 주력을 격멸한 빛나는 전과로서 의의를 가지며, 연이어 패한 일본군은 부산으로 움츠려 들어 호남 진출을 포기하게 된다. 덕분에 평양까지 밀고 올라간 고니시 유키나가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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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수심이 좀 깊은 편이다.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있어서 바다의 해풍등에서 보호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주변이 모두 석성(石城)으로 둘러싸여 있는 수군(水軍)의 진영이 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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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만의 서쪽은 남산에 웅천왜성이 남아 있고 그 남쪽으로 신항만 건설을 위한 매립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부근은 1908년 경상남도 창원군 옹동면에 속하였다가, 1910년에는 마산부에 편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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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과 왜성이 어디 있는지 찾아서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안골포 석성의 둘레는 1,714척(尺)이며, 성 안에 시내가 있고 우물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사실 안골포진성과 안골왜성은 수백 미터 거리에 있는데 수풀이 우거진 여름보다 겨울에 발견하기가 더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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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시 와키자카 야스하루, 가토 요시아키, 구키 요시타카가 축성을 지휘하였으며, 축성 후에는 축성을 지휘한 세 장수가 1년씩 교대로 수비를 담당한 일본 수군의 본거지였다. 동망산 정상 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임진왜란이 끝난 뒤에는 제포진의 첨절제사 진영을 안골왜성에 두었다가 1625년 인조 3년에 옮겨가고, 다시 가덕진 소속의 수군만호 진영을 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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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았던 안골포 방파제등대를 중심으로 이곳은 산업단지가 조성이 되면서 마치 섬처럼 바뀌었다. 안골포 굴강(掘江)은 조선시대 군선이 정박하던 곳으로 선박 수리 및 보수, 군수물자 수송, 선박 계류와 정박을 목적으로 축조한 방파제와 선착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군사시설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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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흔적을 찾는 것은 그 시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미래를 본다는 의미가 있다. 남해에 자리한 지역을 돌아보는 여행길은 남파랑길이라고 지정도 되어 있다.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풍광을 지니고 있는 이곳에서 어떤 코스를 선택해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안골포굴강과 같은 형태의 작은 포구가 즐비한 것이 남해의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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