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에 자리한 임란, 병란, 한말, 항일의병 기념공원
수많은 전쟁을 겪었으며 가족 중 일부는 베트남전에서 경험으로 아직도 전쟁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남아 있다. 전쟁과 관련된 표현 중에 전(戰)은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이며 쟁(爭)은 말로 시비를 가리거나 판결을 짓는 것이다. 전쟁과 연관되어 투(鬪)는 (몸으로) 싸우며 란(亂)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환경에서 모든 것이 뒤엉켜버린다.
청송군의 항일의병기념공원은 구한말 일제의 조선 침탈에 맞서 청송의병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청송군 부동면 상평리(화전등) 일대 1만 2391㎡의 부지에 조성이 되어 있다. 청송은 임진왜란부터 구한말 항일투쟁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 목숨을 던진 의병정신의 본향이기도 하다.
항일의병기념공원에는 전시관을 비롯해 대한민국 건국 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전국 의병선열 1927명 모두의 위패를 모신 충의사, 동·서재, 창의루, 관리사 등이 전통한옥으로 세워져 있다.
보통 의병은 조선 이후부터 일제강점기 이전까지 이민족의 침략에 저항한 자발적인 백성의 군대를 의미한다. 임진왜란 때의 의병은 향병과 근왕병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10월에 모습을 드러내는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란은 그냥 혼란스러운 국가상황을 의미한다.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과 그의 몸종으로 만난 두 사람은 한 때는 신분을 뛰어넘은 우정을 나눈 사이였지만 혼란의 시대 속 적이 되어 재회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역사 속의 의병들을 만나볼 수가 있다.
청송군에서는 이곳에서 근무하게 될 항일의병기념공원 해설사를 양성하고 있다. 청송의 독립운동사 및 한국의 독립운동사에 대한 전문 해설사를 양성해 항일의병기념공원을 이용하는 관람객들에게 질 높은 해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과정이다.
9월 13일까지 진행된 이번 과정에서는 청송의 독립운동사에 대한 강의와 함께 전국의 현충시설 및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를 탐방하는 현장교육을 병행해 실시한다. 단순히 역사이야기를 넘어서 이 땅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곁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의로운 군대인 의병의 정신은 춘추의리(春秋義理) 정신에서 비롯하였다.
의병을 일으키는 데 적합한 곳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자기가 자란 고장이나, 지방관으로 있을 때 선정을 베풀어 그곳 지방민들이 잘 따를 수 있는 마을이었다.
전쟁을 겪지 않기 위해 혹은 혼란을 겪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활동이 있었다. 의로운 것에 대한 지향은 결국 옳음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어떤 때는 추상적 이론인 ‘소피아(Sophia)’에 그쳐서는 안 되고, 구체적 실천 지혜인 ‘프로네시스(Phronesis)’로 발전해야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