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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9. 2024

30일

지질함과 깐족거림의 남자 vs 똘끼와 충동적인 여자  

믿을만한 남자와 여자가 점점 희귀해지는 요즘 남녀가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서로가 바라보는 눈이 너무 다르기에 만나기가 힘들고 자연스럽게 결혼이나 출산도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를 챙기기에도 힘든 한국 현실은 어떤 미래를 제시할 수가 있을까. 괜찮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처음에 장점처럼 보였던 것이 살다 보면 단점이 될 수 있고 단점처럼 보였던 것이 장점처럼 되기도 한다. 즉 그때그때마다 다른 것이 남녀 간의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은 바꿀 수가 없기에 그렇다. 


사람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키면 내면에 있던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조금은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강하늘과 정소민이라는 배우가 연기한 30일이다. 나름 똑똑하고 지성도 있지만 이상한 지질함과 그리고 깐족거림을 가지고 있는 남자와 외모와 커리어도 있지만 술만 마시면 변신을 해버리는 여자와의 만남이다. 그렇게 좋게 시작했지만 서로의 단점이 너무나 커 보여서 결국 이혼을 하기로 한다.  

그렇게 가정법원을 찾아가서 이혼하기로 했지만 숙려기간 30일이 남아 있었다. 이혼하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통통거리는 미니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서로 기억상실을 하게 되고 그 과정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기억에 기반해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남녀 간의 좋은 기억이나 나쁜 기억은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이해되고 기억이 되게 된다. 그것이 사라졌다면 서로 좋아질 수가 있을까.  

예견하다시피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대로 풀려나간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하다가 다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우연한 기회에 기억을 찾으면서 다시 이별을 맞이하게 되지만 누군가가 상대를 다시 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람에게 기억은 정확한 것은 사실 없기도 하다. 기억의 정확함이란 뇌가 스스로에게 필요한 만큼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버린 것에 불과하다.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희석이 될 수 있냐면 모든 것에 대한 것이 의미가 없어질 정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함께 지내면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달달하게 만나는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의 미래는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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