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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30. 2024

지옥의 화원

회사생활을 한다는 치열함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낸 영화

우연하게 본 영화 지옥의 화원은 딱 일본의 오타쿠 같은 스타일로 채워진 영화다. 이런 영화는 스토리나 설정을 생각하지 않고 보면 된다. 그냥 모든 설정이 극단적이라고 할까. 회사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치열함을 격투 액션을 통해 풀어낸 영화다.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받는 대양아치의 시대가 배경이다.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것과 그 속에서 서로를 헐뜯기도 하고 마치 자신의 편인 것 같지만 뒤통수치면서 사내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그렸다.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사실 과장된 설정과 격투씬도 디테일하지 않아서 내용은 별로 없다. 그냥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자리매김을 하게 되는지가 흥미로울 뿐이다. 

란과 나오코, 사내 단짝이었던 두 사람 중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나오코는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퇴근 후에는 백화점 쇼핑을 하는 게 소소한 즐거움인 나오코는 이 모든 상황을 관전한다. 

회사를 다니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마치 그들과 평생을 갈 것 같지만 직장에서 떠나면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필요에 의해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직장생활과 남자들의 직장생활은 다르다. 소소한 것을 나누면서 공유하는 것 같이 생활하는 여자들과 술과 놀이로 연결되는 남자들의 근무형태는 다른 점이 있다.  

나오코는 란에게 결투를 신청한 주식회사 톰슨 여직원들에게 납치를 당하면서 싸움에 휘말리고 숨겨왔던 자신의 격투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원래 고수는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상황을 반전시킨다. 

일본은 만화는 상당히 극단적인 상황을 그려내는 반면에 소설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낸다. 독특한 일본 문화를 보고 있으면 다양성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내면을 차마 잘 드러내지 않는 대신에 콘텐츠로 승화를 해야 한다고 할까. 영화는 코믹스럽고 유쾌한 가운데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애환을 익살스럽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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