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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

한국의 의료현실이 오버랩되면서 현재를 직시하게 하는 영화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죽음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을 알게 된다. 물론 말을 안 하면 모른다고 하겠지만 그 사람이 돈에 의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범죄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면서까지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당연지정제로 운영이 된다.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 되는 분야가 있어서 그 분야로 의사들이 몰리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당연지정제란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의료를 받기 위해 어떤 병원을 찾더라도 거부해서는 안되다는 것이다.


미국은 당연지정제 같은 것이 없는 대표적인 국가다. 자신이 일하는 직장이나 자의에 의해서 어떤 의료를 받을지를 돈을 내고 들어야 하며 그것이 없다면 엄청난 의료비용을 감당해야 되는 나라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본받기 위해 수많은 꼴똥보수들이 시스템을 바꾸려고 했지만 아직은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료쇼핑을 위해 민간의 의료시장을 확대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의료대란이 일어나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매우 쾌적하게 의료를 받으면서 살아갈 수가 있다. 없는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가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줄을 서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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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앰뷸런스를 보면서 한국의 현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한 사람이라도 살려야 되는 구급대원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보험이 없어서 암에 걸린 아내의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 동생 윌은 형인 대니와 은행을 털기로 계획한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 제대로 된 보험 없이 암수술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비용을 감당해야 된다는 의미다. 물론 돈이 없는 사람은 그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죽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한국도 뭐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 제대로 된 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큰 질병에 걸리면 무척이나 괴로운 삶을 살아야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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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생 에이사 곤잘레스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배우다. 영화에서 어떻게든 간에 사람을 살려야 하는 구급대원 역할을 맡았다. 센 언니 캐릭터다. 이 영화에서 정의란 참 모호하다. 사회가 어떤 시스템을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범죄자가 아닌 사람도 범죄자가 될 수가 있다. 생존의 문제에 맞닿트리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의 본질이기도 하다. 의대를 나온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할 이유는 그만큼 공부를 잘하고 많이 했다는 이유 때문인데 과연 그래야 될까. 돈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의대를 가는 사람들은 이미 집에서 갖추어진 것이 많다. 사회가 공정하다면 집안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사회는 오지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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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나라가 시스템이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요즘에 느끼고 있다. 위에서부터 아래에까지 많은 것이 망가져가고 있다. 사회시스템이 바로 서지 않으면 극단적인 범죄가 나오게 된다. 사람은 마치 전염병에 걸린 것 같이 광기에 전염이 된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풍토가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사람이 한탕을 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침해해도 괜찮은 사회라면 결국에는 망가지게 되어 있다. 지금도 앰뷸런스 속에서 전화를 계속 돌리며 사람을 살리겠다고 고군분투하는 응급대원들은 여전히 힘들다. 마치 영화 속에서 목숨을 위협받아가면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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