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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 빨간마후라

딥페이크로 더 고도화되고 달라지게 될 미래의 성산업

언제였던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먼 과거에 영상은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사회를 강타했던 사건이 있었다. 일명 빨간마후라 영상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불법 혹은 합법의 경계선상에서 있었던 10대들이 찍은 영상 때문에 한국사회가 시끌시끌했다. 그 영상을 찍은 15살의 여학생이 빨간마후라를 두르고 두 명 혹은 세 명과 관계하는 영상이 1997년 전국을 뒤 흔들었다. 이를 카피해서 만든 성인 영화들이 비디오 대여점에서 정말 잘 나갔다고 한다.


그 여학생이 지금쯤이면 40대 중반쯤이 되었을 것이다. 상당히 오래전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로 여파가 컸다. 학교 다닐 때도 남녀 간의 성적 접촉이 문란했던 친구들이 있기는 했다. 정신이 아물기도 전에 그런 관계는 좋지 않다는 생각아래 그런 친구들과는 거리를 두었다. 왜냐면 그런 감정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고 그런 마인드는 결국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실 그 여학생의 삶은 매우 고단했다. 물론 중학생이라도 성적 자기 결정권이 있다고 말할 수는 있다.


15살의 나이에 성인이 드나드는 주점에서 일하고 성적으로 가치관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남고생들과 어울렸다. 이후의 삶도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지인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 술과 분위기 혹은 노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남자들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이다. 물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지만 굳이 그런 일에 휘말릴 여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 특히 그런 남자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을 때는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다.


세상에 인생을 제대로 꼬을 수 있는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남이 그런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신이 구렁텅이에 밀어 넣으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밑으로 잡아 끌어내린다. 빨간 머플러가 나오고 나서 그동안 수많은 크고 작은 불법 촬영물과 관련된 사건이 터졌다. 소라넷이나 n 번 방, 텔레그램등에서는 지금도 수없이 그런 영상이 오가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악의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


이제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사진이나 기본적인 동영상만 있으면 시중에 나오는 포르노처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즉 기술의 힘으로 마치 실제로 찍은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만들 수 있지만 그런 수고로움을 하는 상당수는 10대 남자들이기도 하다. 자신의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 그런 위험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일을 시간을 들여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런 것도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고 성상품화하는 시도는 대부분 10대 남학생들이 만들어낸 듯하다.


그렇게 성장한 남자들이 정상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성을 바라볼 수가 있을까. 범죄에 희생된 10대 소녀들은 왜 그런 남학생들의 선의를 가장한 악의를 믿는지는 모르겠다. 세상에 어떤 대가 없이 친절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자신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 정도로 한국사회는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다. 말을 하는 것과 직접 행동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했기 때문에 직접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말은 누구나 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와닿아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말은 하는데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말은 앞서지만 행동은 좀처럼 뒤따라가지 않는다. 신뢰가 갈만한 사람은 말과 행동이 마치 자신과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n 번 방의 주범들은 그림자를 숨겨놓고 아예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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