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한국천연염색 박물관에서 만들어본 쪽빛 수건
모든 것을 쉽게 구입하고 소비하는 세상에서 정성을 담아서 만든 제품들은 오랜 시간 사랑을 받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자연 속에서 얻은 재료로 염색을 해서 옷과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제품들을 만들어서 사용했다. 특히 나주는 예로부터 쪽의 본 고장이자 쪽의 최대 산지였던 곳이다. 자생력이 강한 쪽이 영산강 유역에서 자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천연염료를 만드는 등의 쪽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10월의 가을에 단풍색을 닮은 쪽빛을 찾아서 한국천연염색 박물관을 방문해 보았다. 이곳은 문체부 선정 지역문화매력 100선에 선정이 되었으며 대한민국 로컬 100 5대 박물관으로 포한이 되어 있다.
이번에 처음 방문해 본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은 나주시에서 지난 2006년에 설립한 1종 전문박물관이다. 해당 박물관은 한국 고유의 색감인 전통 천연염색의 보존과 계승, 문화보급·향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천연의 재료로 만든 옷은 오랜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 가치가 커지게 된다. 쪽으로 염색한 천은 걸레도 약으로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과도 관련이 있는 재료라고 한다.
염색박물관에는 황색계 염료로 쓰는 치자, 덩이뿌리를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리거나 쪄서 말려 사용하는 울금등 다양한 천연 염색재료에 대해 접해볼 수 있다. 오래전에 우리나라는 염색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제2세 단군부루는 계묘 3년(기원전 2238년) 9월에 명령을 내려 백성으로 하여금 머리카락을 땋아서 목을 덮도록 하고 푸른 옷을 입게 하였다."
- 환단고기
어떤 재료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제대로 된 색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매염제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식물성 염료는 다색성 색소로 한 가지 종류의 염료일지라도 여러 가지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염색하면 여러 가지로 색깔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채로운 색깔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물질이 매염제다.
앞서 말한 대표적인 매염제로 산언매염제(구연산, 식초, 초산), 알칼리성 매염제(잿물, 소석회, 가성소다, 탄산칼륭), 알루미늄 매염제(명반, 백반, 초산알루미늄)등이 있다.
쪽으로 만든 수건은 실제 시중에서도 비싸게 팔린다. 준비된 쪽물을 통해서 수건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정말 오래간만에 고무장갑을 껴본다. 집에서 설거지를 하더라도 맨손으로 하기 때문에 익숙하지가 않다.
오랜 염색문화의 축적과 전승을 통해 정확하게 계량된 쪽물을 통해 수십 분을 잘 물들이는 과정을 거치는데 빨래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하게 주물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들어진 쪽빛 수건을 여러 번 물에 씻어서 가져갈 준비를 해본다. 쪽은 염색에 사용되는 식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염색을 위한 식물 이상의 가치로 집중받고 있다고 한다.
직접 손으로 시간을 들여서 만든 쪽빛 수건은 다시 여러 번의 과정을 거쳐야 더 오래갈 수 있고 색감이 더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1시간에 미온수에 담아두었다가 10시간 말리기를 한 번하고 앞으로 몇 번 더할 예정이다. 가을에 변하는 단풍색처럼 모두가 다른 색으로 물들어가는 쪽빛 수건의 색은 단풍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