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힘을 믿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생각하며 방문해 본 보은의 회인

인스턴트식품은 가볍고 편하고 빠르다. 그렇지만 인스턴트식품이 건강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빠르게 전달해서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일 것이다. 모든 생명체 특히 표유류는 본능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부위가 있고 그중에 인간은 그 부위를 넓어서 이성을 담당하는 부위들이 발달하면서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 부위가 가진 가장 큰 잠점은 생각하고 더 나아진다는 점에 있다. 가볍고 짧은 메시지도 있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읽어야 되는 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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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는 계절을 만끽하기 좋은 요즘 어디를 가도 그늘만 있으면 대낮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가 있다. 보은 회인면이라는 지역은 대추와 마늘이 많이 나오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문학인에 대해서 접해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한국 아방가르드 시단의 선구자로 불리는 오장환(吳章煥·1918~1951) 시인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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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트렌드가 변화를 할 시기도 오래전에 지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것이 변하지는 않았다. 가장 좋은 관광문화는 구석구석에 볼 것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구석구석에 무언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 관심도 많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단순하게 먹거리를 넘어서 체험뿐만이 아니라 문학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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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회인면이라는 지역에 가보면 옛 회인 고을의 객사 건물이기도 한 보은 회인 객사가 먼저 눈에 뜨인다. 보은군의 한 지역이지만 독립적인 자치를 했던 곳이다. 보은군에서 거주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회인이라는 지명이 조금은 낯설을 수가 있다. 객사란 말 그대로 객지에 있는 숙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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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사의 일반적인 구조는 정당(正堂)을 중심으로 좌우에 익실(翼室)을 두고, 앞면에 중문(中門), 외문(外門), 옆면에 무랑(廡廊) 등을 두었다. 객사는 아전(衙前)들이 맡아 관리하였는데 고려 때, 지방의 잡직(雜職) 가운데 '객사사(客舍史)'라 불리는 아전이 객사를 담당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의 모든 고을에 객사를 설치하였는데 객사의 정당에 국왕의 상징인 전패 또는 대한제국기 황제의 상징인 궐패를 봉안하여 통일된 의례를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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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은 회인에서는 오장환 문학제가 열렸는데 올해로 29회째를 맞는 이 문학제는 보은문화원과 오장환문학제추진위원회가 주관 '눈이 따갑도록 빨간 장미가 흘러'라는 부제로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였다. 물질을 넘어서 더 가치가 있는 것을 찾기 위한 것이 글을 쓰는 사람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외국 작가들의 소설을 수없이 읽어보았지만 한국인만이 가진 그런 감성을 녹여 된 책은 많지가 않았다. 물론 매우 객관적이면서도 방대한 이야기를 쓴 책들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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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인현객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회인향교가 자리하고 있다. 회인향교는 조선 세종 때에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다. 임진왜란 때 병화(兵火)로 불에 타 사라져 보은향교(報恩鄕校)랑 합쳤다가 1611년에 다시 지었다. 이렇게 언덕에다가 왜 지었는지 생각하면서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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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형태는 명륜당을 앞에 두고 뒤에 대성전을 둔 전학 후묘(前學後廟)의 형태의 회인향교 경내의 건물로는 대성전 · 명륜당 · 동무(東廡) · 서무(西廡) · 동재(東齋) · 서재(西齋) 등이 있다. 대성전에는 5성(五聖), 송조 4현(宋朝四賢),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충북 보은 회인에서는 오장환 문학제가 열릴 때 올해 3번째를 맞이하는 문화유산 야행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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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번째를 맞은 이 행사는 ‘8 야(夜)’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깨비 마을로 변한 회인을 소개했다. 방문객들은 회인인산객사, 사직단, 풍림정사, 회인 향교, 회인 동헌 내아 등 지정 문화유산 관람과 함께 낙화장 등 군 거주 무형유산 5인의 시연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고즈넉한 회인의 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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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가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 언어의 본질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안 되는 현실에서 다른 국가의 언어까지 이해한다는 것은 폭넓은 이해를 넘어서 사람의 본질을 탐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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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작가들은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자신이 추구하고 싶지 않은 글을 쓰면서 살아간다. 먹고는 살아야 한다는 그런 사명감속에서 돈과 명예를 넘어서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왜 살아야 되는지와 다른 사람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함이며 변화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논을 보면서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따뜻함을 펜으로 써 내려가고 있는 글 쓰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응원해 본다. 어떤 것들은 그 시도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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