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있기에 시원하고 세상이 복잡하기에 좋은 경주 세심대
어디선가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가다 보면 보지 못한 풍경을 만나기도 한다. 수많은 릉과 함께 역사의 고장이기에 수학여행으로 가는 경주시에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이렇게 더운 날에 그늘이 있고 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고 오래된 역사를 품은 서원까지 볼 수 있는 경주의 여행지는 세심대라는 곳이다. 세심대는 마음을 씻는 바위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음을 씻고 학문을 구하라고 했던가.
세심대가 자리한 곳에는 옥산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옥산서원은 회재 이언적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원으로 정문인 역락문을 들어서면 강학공간으로 무변루와 구인당, 동·서재가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글과 학문에 잘 알려진 사람들이 이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옥산서원의 무변루는 한석봉, 옥산서원의 바깥쪽은 추사 김정희, 안쪽은 아계 이산해의 글씨다. 구인당은 한석봉, 세심대는 퇴계 이황이 썼다. 여름이어서 그런지 발길은 자연스럽게 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계곡길로 빠져들게 된다.
옥산서원을 비롯하여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서원을 대부분 방문해 보았다.. '옥산 구곡'은 이언적 사후에 이가순이 옥산천을 따라 9곳을 선정 명명했다. 사산은 도덕산, 무학산, 화개산, 지옥산이고 오대는 관어대, 영귀대, 탁영대, 징심대, 세심대다.
오래된 서원과 고목, 계곡 물소리를 들으면서 너럭바위에 머물다 보면 세상을 잊어버리고 물같이 살아간다는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경주 옥산서원으로 들어가 본다. 옥산서원의 독락당은 회재 이언적이 낙향하여 7년간 기거한 곳으로 독락당은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팔(八) 자 모양으로 한 팔작지붕이다. 옥산천 냇물을 바라보기 위한 공간 구성을 해두었는데 이는 바깥 경치를 집안으로 끌어온 차경의 정원문화다.
마음이 힘들어지고 더위에 힘들어질 때 마음을 씻고 더위도 잊어버릴 수 있는 곳을 가보고 싶다. 옥산서원에서 유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인 무변루의 건물 창은 나무문으로 정문인 역락문쪽에 외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옥산서원은 다른 서원보다 훨씬 매력이 있는 것은 세심대라는 공간과 아름다운 계곡이 있어서다. 서원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이곳을 방문하면 꼭 한 번은 방문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회와 양동'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된 이 두 마을은 한국의 전통적인 씨족마을을 대표하는 사례로 마을의 입지와 건축의 전통에서 조선 시대 유교 사회를 탁월하게 보여주는 곳으로 안동의 하회마을과 경주의 양동마을이 있다.
옥산서원을 둘러봤으니 이제 계곡으로 들어가 본다. 세심대가 자리한 계곡은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적당하게 깊은 수심과 단차가 있어서 폭포를 맞으면서 세상의 근심을 잊어버릴 수가 있다.
이곳에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양동마을은 형산강의 중류지점에 있는데 경주에서 흘러드는 형산강이 마을을 서남방향으로 휘둘러 안고 흐르는 형상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통풍이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은 누구라도 좋아하는 곳이다. 옛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앞마당은 햇빛을 잘 받게 빈 공간으로 두고 뒷마당은 음영지가 되도록 하여 앞마당과 뒷마당에 생긴 온도 차로 자연스럽게 대류 현상을 일으켜 시원한 바람이 마루를 지나가게 한 것은 지혜가 있었다.
너럭바위에 앉아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본다. 이 정도는 되어야 계곡에서 쉼을 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음이 항상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항상 마음은 변하고 때로는 어떤 것이 맞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 좋은 풍광을 보고 나누어보고 싶은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떨어지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동안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순수한 알아차림 상태에 머물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 세심대의 물이 가라앉듯이 마음을 진정하면 내면이 더 평온해지고 명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