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오전약수탕이 자리한 곳의 봉화 보부상 한마당 축제
지금이야 대기업등에서 유통망을 통해 많은 물건을 유통시키고 있지만 오래전에는 그런 역할을 온전히 사람의 손과 발에 의지했었다. 전국에 마치 모세혈관처럼 퍼져나가서 물건을 사고팔고 했던 사람들이 보부상이라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이는 조금은 큰 상단을 운영하기도 했고 보따리상처럼 자신이 들고 갈 수 있는 것만 들고 가서 사고팔았다. 그렇게 오가던 곳에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에 봉화군의 오전약수탕도 있다. 이곳에서는 봉화 애전 보부상 위령제와 봉화 보부상 한마당축제가 열리고 있다.
비가 오고 있는 덕분에 시원스럽게 계곡물이 흘러내려고 있는 이곳은 오전약수탕이 있는 곳이다. 봉화의 오전약수는 천연 암반수로 암반 150미터 아래에서 샘솟는다고 한다. 봉화에는 이곳 말고도 두내약수와 다덕약수등이 있다. 그중에 오전약수가 가장 유명하다.
자연스러워서 그런지 몰라도 물소리가 참 좋다. 시원스럽게 내려오는 가을의 물소리는 시원하지만 시끄럽지가 않고 끊이지 않지만 지루하지가 않아서 좋다.
보부상 곽개천이 서벽장을 보고 주실령을 넘어 후평장으로 가던 중에 산신령이 나타나서 만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수가 있다고 해서 잠에서 깨 보니까 신기하게 약수가 솟아나고 있었다고 한다. 이곳의 약수는 초정대회에서 전국 최고의 약수로 판정을 받은 바 있고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봉화보부상 보존연구회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 도와가며 한평생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세 험한 열두 고개를 넘어 봉화·울진 지역 장시를 다니며 살았던 봉화 보부상의 삶의 애환을 우리 지역 고유문화예술로 승화해 마당놀이, 마당극을 통해 매년 이어오고 있다.
보부상이 된듯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 이곳에서 머물면서 식사를 해보기로 한다. 가을에 이렇게 먹는 식사는 그 어떤 유명한 음식점의 음식보다 더 맛이 좋다.
오전 2리 마을에서는 조선시대 보부상 11인이 서로 의지하며 살다가 생을 마치면서 그들이 살았던 오전리 일원의 토지와 집들을 마을에 쾌척한 고귀한 마음을 기려 위령비를 세우고 그 영령을 위로하고 주민들의 무탈함을 기원하는 위령제를 매년 지내고 있다고 한다.
유명한 뷔페는 아니더라도 먹기에 좋은 음식들이 잘 차려졌다. 보부상들은 언제 먹을지 모르는 식사를 어떻게 해소했을까. 배고픈 날도 많고 고생이 되었던 날들도 수없이 있었을 것이다. 육개장을 한 그릇 하면서도 이날의 배고픔을 해소해 본다.
오전약수탕 주차장 일원(오전리 96-1)에서 보부상 마당극과 마당놀이 및 보부상 퀴즈대회가 진행되는 가운에 마을 분들이 자신만의 맛을 보여주며 입맛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이날 위령제는 보부상 합동위령비(오전리)에서 진행되며 오전 2리 주민회가 중심이 되어 위령제를 올렸다.
보부상들은 대개 하루에 왕복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를 표준 삼아 형성되어 있는 시장망을 돌면서 각지의 물화(物貨)를 유통시켰다. 부상단은 적어도 조선 초에 조직되어 같은 마음으로 결속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뒤에도 조정에서는 국가 대사나 국난 위기 때 이들을 수시로 사역하였다.
마을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잠시나마라도 보부상이 되어 이곳을 오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며 오전약수탕 일원을 산책해 보았다.
등짐장수, 봇짐장수, 보상, 부상, 행상등은 모두 비슷한 일들을 했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것이 편리해졌지만 과거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는 것은 우리 삶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