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맛이 없듯이 깊숙함이 있는 그런 맛이 있는 서울 평양냉면의 우래옥
한국에서도 냉면을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냉면 하면 생각나는 지역은 북한이다. 함흥이든 평양이 든 간에 모두 북한에 있는데 그 지역 사람들은 냉면을 즐겨 먹어서 내려온 사람들이 한국에서 냉면집들을 만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에서 매일 줄 서서 먹는 음식점으로 우래옥, 을지면옥, 필동면옥, 남포면옥, 옥류관, 봉피양등이 있다. 이곳에는 항상 줄을 서서 먹기 때문에 오픈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11시 30분에 오픈인데 대체 이 사람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11시도 안 된 시간에 사람들이 벌써 이곳에서 표를 받고 있었다. 필자 역시 일찍 간 덕분에 그다지 기다리지 않아도 될 순번을 받았다. 우래옥은 처음 방문해 본 곳인데 차까지 가지고 간다면 16,000원 냉면 가격에 3,000원이 더해져서 19,000원에 냉면 한 그릇을 먹을 수가 있다. 지방에서는 식당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주차비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에서는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넣고 거품과 기름을 건져내면서 먼저 끓인 다음 고기가 익으면 건져나고 이 육수에 무와 간장을 넣어 잠깐 더 끓여 무 맛과 간장 맛을 낸다고 한다.
냉면의 비주얼은 깔끔한 그 자체다. 국물을 먼저 마셔보니 깔끔하면서도 진한 맛이 우러난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먹기 전부터 어떤 비주얼을 가지고 있으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은 것이 사실이다.
갓 뽑은 면발을 놋그릇에 담고 국물을 부은 뒤 얇게 저민 소고기·돼지고기 편육과 찢은 닭고기를 올리고 달걀지단을 얹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어떻게 세팅을 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게 된다. 닭고기·돼지고기·소고기 등 육수와 동치미 국물이 층층이 쌓이게 되면 그 맛이 다르게 다가올 수가 있다.
이곳의 김치는 조금 독특하다. 시원한 것 같으면서도 새콤한 것이 이게 어떤 재료를 넣어서 이런 맛이 났는지 궁금하다. 식초를 쓸 일도 없는데 어떤 식재료가 들어가 있을까.ㅣ
요즘에는 시간이 없어서 요리를 하지는 못했지만 흑백요리사처럼 요리를 좌충우돌로 도전해 본 기억이 생생하다. 세상에 가장 요리를 잘할 수 있는 이성은 남자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음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음식도 먹어봐야 하고 모든 식재료에 대한 특징을 알아야 한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평양냉면집. 평양에서 ‘명월관’을 운영하던 장원일 씨가 1946년 서울에 ‘서북관’을 차렸다. 6·25가 터지자 피란 갔다가 1953년 서울로 다시(又) 돌아와(來) 연 게 우래옥(又來屋)이다. 감칠맛 진한 국물이 평양냉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좋아할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