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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2. 2017

중국 사상과 대안 근대성

근대 중국을 이해하기

중국 사상과 대안 근대성이라는 책 제목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중국 사상만 보더라도 무겁다는 생각이 드는데 대안 근대성까지 붙으니 이 책은 평범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다. 왕후이가 쓴 이 책은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송대부터 명대, 청대에 이어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사상 변화를 담고 있다. 


저자는 흥기에 대한 의의와 문제점에 관한 종합적인 평가와 더불어 그가 걸어간 사상 실천의 길에 대해 서술하면서 학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책이 일반적인 내용이 아니기에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왕후이는 공자의 예약론이 샤머니즘에서 신성성이 사라진 이성화나 자결 의식으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붕괴된 주대 예악의 신성성을 인의 개념을 통해 회복하는 내재 신성성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p 28

리 개념을 제왕 정치의 원리로부터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문화철학적 원리로 전환하였다는 곽상의 이론이나 시대의 변화, 즉 시세에 대한 이해를 포함하고 있는 '천리'라는 개념 등 중국을 지배 아니 그 사상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근간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마치 박사학위 논문을 보는 것처럼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치지 격물은 "내 마음으로 사사물물(事事物物)에서 이치를 구하여 '마음'과 '이치'를 나누어 돌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양지'사사물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 선비들도 공부했던 양명학에서 심 개념은 '인심'에서 '오심'으로 바뀌며 개인의 경험과 주체성을 부각한 것이다. 

왕후이는  중국 역대 왕조가 중국 지배의 정당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중국 정체성을 중시하는 관점을 지켜보았다. 그러한 시각들을 바탕으로 한족을 포함한 다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중국화 2.0의 개념을 정립하기도 했다. 

패권이 부활하면서  '트럼프와 시진핑, 아베, 푸틴' 등 '스트롱맨' 4명의 통치 철학, 개성, 리더십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왕후이는 중국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을 통해 중국의 개혁 모델이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적 패권 구조에서 벗어나 전 지구적 차원의 공동발전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차원을 넘어 정의와 평등을 구현하는 새로운 정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국가의 고위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나 소위 지식인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현세 비판성이 약화된 채 합법화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은 유학에 내재한 유혹이며, 이는 유학 본연의 길에서 멀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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