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립미술관 X서울공예박물관 특별교류전 공명하는 백색들
흰색은 모든 것이 시작이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색이기도 하다. 색은 더해질수록 탁해지고 빛은 더해질수록 밝아진다. 백색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고유한 예술품으로 백자가 있다. 전통백자에서 영감 확장된 현대공예와 미술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전시전이 천안시립미술관에서 열렸는데 서울공예박물관이 2022년에 진행한 연구기획전 ‘백자,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를 재편해 백자가 지닌 공예적 생명력에 미술을 더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가 있다.
생명이 없는 물체에 체온을 불어넣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고 노력이 있다. 사람의 노력이 담긴 것들에는 체온이 느껴지기도 한다. 전시는 ‘백색’의 사유를 바탕으로 백색의 기억, 백색의 언어, 백색의 경계, 공예연구 스테이지 등 4개 테마로 구성됐다.
2층에서 전시되는 ‘백색의 기억’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 1세대 도상봉, 장욱진, 이응노를 비롯해 백자미학을 형상화했던 많은 예술가들이 남긴 기억으로부터 백자가 지닌 고유의 서사와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가 있다.
백색이라는 것에 대한 가능성과 예술 그리고 미학에 대해서 볼 수 있는 공간에는 익숙한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백색의 언어’에서는 현대도자 1세대 김익영, 권순형 등을 포함한 서울공예박물관의 우수 소장품과 함께 조선백자의 전통을 만나볼 수가 있다.
백색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에는 새로운 조형적 탐구와 해석을 시도하는 현대 도예가들의 다양한 면모도 볼 수가 있다.
‘백색의 경계’에서는 공예 미학이 지닌 전통과 외연의 경계를 넘어 우리의 삶과 경험, 시대적 가치를 담지하는 매개체이자 우리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에서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가 있다.
전시는 천안시립미술관의 첫 전시 협력사업이자 공예기획전으로, 쓰임을 넘어 일상과 예술을 유연하게 포용하는 공예와 현대미술의 조우를 통해 예술의 가치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가 있다.
임진왜란 이후부터는 질이 우수한 백자는 자기(磁器)라고 하였으며, 질이 우수한 백자나 질이 낮은 백자 또는 도기질에 가까운 것 모두를 통칭해서 사기라고 말한다. 임진왜란 이후에 수많은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가 어떤 이들은 신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좋은 백자를 만들려면 애초에 철분 등 불순물이 없는 태토와 유약의 원료를 선정하거나 최소한의 철분이 들어 있는 원료를 선정해서 이를 수비하여 철분 등 불순물을 걸러내야 만들 수가 있다.
체험공간 ‘공예연구 스테이지’에서는 서울공예박물관의 이동형 아카이브 상자를 통해 백자의 재료와 장식기법에 관한 실물표본을 직접 만져보며 백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가 있다.
공명한다는 것은 좋은 것에도 나쁜 것에도 적용이 된다. 좋은 것에 공명하게 되면 자신의 역량이 확산이 되어갈 수 있지만 나쁜 것에 공명하게 되면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들어 가게 된다. 미국 워싱턴 주의 타코마 다리가 강풍으로 무너졌는데 타코마 다리는 55m/s에 강풍에도 견디도록 설계되었고 그날 바람의 세기는 고작 19m/s였다. 그러나 타코마 다리의 고유진동수도 그와 같아서 공명현상이 일어났기에 무너졌다. 세상에 공명이 필요한 것들에 대한 색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공명하는 백색들
천안시립미술관 X서울공예박물관 특별교류전
2024.10.08.12.15.
천안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