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홍성의 사운고택에서 생각해 본 인생의 관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교육을 받고 성장하면서 결국에는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기 위한 돈을 벌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교육은 경제일 수 있지만 핵심은 빼고 그냥 많이 벌기 위한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교육만을 받는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힘들게 번 돈을 쉽게 허공으로 날려버린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신뢰하고 돈에 대한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쉽게 간과하면서 실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정년이에서 정년이 공연을 본 후 옥경을 찾아오는 장소가 바로 충남 홍성에 자리한 사운고택이다.
삶에서 풍요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금전적인 여력이다.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그 교육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20대들의 경제적인 수준이 상당이 낮다고 한다. 그래서 돈이 된다는 것에 대해 쉽게 투자하고 대출에 대한 왜곡된 관점으로 큰돈을 벌려다가 오히려 인생 나락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 309(흥남동로 989-22)의 사운고택은 국가문화재 중요민속자료 198호로 지정된 정갈하고 기품 있는 고택으로 현 소유주인 조환웅 씨의 고종조인 조중세의 호인 '사운(士雲)'에서 택호를 따왔다.
사람들은 성장보다 경제적인 성공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춘다.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는 것에 대한 응원이나 부러움보다 돈에 대한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정년이 역시 성장에 대한 관점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사운은 구름 같은 선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홍성 사운고택에 머물러보았다. 우화정(雨花亭)은 사운고택의 또 다른 의미로 꽃비가 내리는 정자, 수루(睡褸)라는 현판은 낮잠 자는 집이라는 뜻이 있으며 지금도 사랑채 끝 수루에 앉으면 창문 밖으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모든 것이 자극적이고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기 위한 길에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생략이 되어 있다. 모든 것에는 과정이 있다.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 음식 역시 그러하다. 고택의 아름다움을 감상한 후에는 이 집안의 음식문화를 기록한 음식방문나라도 있는데 음식에 대한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조응식 가옥으로도 잘 알려진 사운고택은 30년 전부터 개방되어 고택음악회와 다도체험 등 꾸준히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성군의 사운고택은 문화재이기에 앞서 종손 조환웅 씨가 거주하는 사생활의 공간이기도 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현명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세상은 조금 더 공평하고 공정하게 흘러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배움의 깊이는 얕게 하면서 돈을 벌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자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더욱더 피폐해지는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맑게만 살자는 것이 아니라 잘살기 위한 생각의 깊이를 더해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