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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1. 2024

대중탕

대중의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해미의 카페 바뇨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대중들의 의지와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흔적을 남겼던 국가에는 그 시대의 이야기들이 있다. 과거 로마에서는 목욕탕 문화가 아주 발달하였다. 4세기 경에는 목욕탕이 1000개가 넘었으며 국가가 만든 첫 목욕장은 BC 19년의 아그리파가 만든 목욕탕이었고, 이후에 네로의 목욕탕, 트라야누스의 목욕탕이 만들어졌다.

로마시대에 카라칼라 욕장은 길이가 약 400m 정도이며 이 목욕탕 안에 운동 시설, 휴식 시설, 심지어 도서관까지 갖추었다고 알려져 있다. 약 1500명 이상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었고 내부는 화려한 조각품들이 많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대중들이 이용하였던 욕탕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었는데 서산 해미에 자리하고 있었던 청운대중탕에서는 과거 로마에서 느껴보았던 그런 문화를 살짝 엿볼 수가 있다.

대중탕이 있었던 시기는 산업화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중탕을 이용하는 사람도 줄어들고 집에서 충분히 대중들이 경험했던 목욕을 할 수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영향으로 1924년에 평양에 첫 공중목욕탕 겸 대중목욕탕 영업이 시작된 것이 첫 근대적 목욕탕으로 알려져 있다.

목욕탕 문화는 서민문화의 핵심이기도 했었다.  때밀이라는 특유 직업과 목욕업을 겸하는 찜질방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목욕 문화는 크게 발전하고 호황을 누렸던 것이 1990년대였다.

이제 지방에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읍내와 먼 거리에 거주 중인 군민들은 목욕탕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전국의 몇몇 지자체들은 '작은 목욕탕' 혹은 '마을목욕탕' 등의 이름으로 면 및 마을에 목욕시설 및 찜질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대중의 문화가 있었던 목욕탕을 시민들의 소통이 있는 카페로의 전환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일본에서는 사우나실에 들어가 10분 정도 땀을 흘리고 충분히 땀을 흘렸다면 가볍게 씻어낸 뒤 냉탕에 들어가 1~2분간 몸을 담근 다음에 마지막으로 휴식 공간에서 바람을 쐬며 5~7분간 몸을 식히는 것을 토토노우(ととのう)라고 한다. 정돈된다는 뜻의 일본어다.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춘 목욕탕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깨끗한 수질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기본이라고 한다.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 대중탕 그리고 문화는 조금 더 세련되면서 다양한 문화가 접목된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칙칙하던 회색 벽은 흰색과 아이보리색이 조합된 밝은 분위기로 변모하고 예술작품들이 전시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람이 오래살 수 있는 여건의 이면에는 잘 씼을수 있는 공간의 청결도 있다.

여성의 모습은 결국 우아함으로 나아간다. 카페에서 본 선이 아름다움 석상의 모습에서 여성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곳곳에 자리한 소품들을 보면서 이곳에 있었을 목욕문화를 상상해 보아도 좋은 곳이다.

이제 대중들이 이용하는 목욕탕은 사라져 가고 있다. 모두가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그 공간이 절실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점점 많은 것이 사라져 가고 있지만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졌던 대중탕의 이야기를 다른 모습으로 볼 수가 있어서 추억을 되새김질을 해볼 수가 있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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