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05. 2024

100년 가게의 백합정식

새만금 지역의 농경문화가 담긴 부안 고마제와 백합으로 채워본 식사

새만금 방조제가 처음 계획될 당시의 건설 목적은 농지 확보였다. 새만금이 자리한 곳이 군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광활한 농지가 자리한 김제와 부안이 포함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새만금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국내 최대규모의 농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원래의 목적보다는 새만금 수변도시로의 방향전환을 하면서 '기업과 함께하는 새만금 First City 조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수변도시를 기업지원 특화도시로 변모시킴과 동시에 살기 좋은 미래형 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1호 방조제는 부안군 변산면과 가력도를 연결하는 4.7 km 방조제 구간이며 2호 방조제는 북가력도와 신시도를 연결하는 9.9 km 구간, 3호 방조제는 신시도와 야미도를 연결하는 2.7 km 구간, 4호 방조제는 야미도와 군산시 육지를 연결하는 11.4 km 구간까지 건설이 완공이 되었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배우 도시로 군산, 부안, 김제와도 모두 연결이 되어 있다. 부안군의 중심에서 동북쪽에 자리한 고마제는 오랜 시간 부안지역의 농사용수를 공급하던 곳이었다. 

고마제 주변 모내기 철에 볼 수 있었던 농경문화의 상징인 못줄을 표현한 못줄다리가 만들어져 있다. 이 몸짓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에 감사함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안읍에서 접근성이 좋은 고마저수지는 그동안 농업생산 기반시설로만 유지돼 왔으나 부안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힐링 친수공간을 제공하고자 생활여가시설인 농촌테마공원으로 바뀌었다.  

고마제를 둘러보고 이제 부안의 맛을 볼 수 있는 백합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을 해본다. 부안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사람이 자연을 품는듯한 모습의 조형물이 설치가 되어 있다. 

육지 위에 등대가 있는 것처럼 부안의 곳곳을 밝혀줄 것 같은 등대의 모습도 볼 수가 있다. 

백합요리를 골고루 맛보기 위해 100년 가게이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계화회관이라는 음식점을 방문했다. 백합을 사용한 구이와 탕, 정식죽까지 먹을 수 있는 코스요리를 먹을 수가 있다. 1인에 29,000원에서 35,000원에 코스별로 골고루 맛볼 수가 있는 곳이다.  

혼자 와서 먹으려면 백합죽을 먹어야 되겠지만 여러 명이서 가면 코스로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주말이 되면 이곳에서 대기를 하는 시간만 1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어르신을 모시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찬들이 모두 맛깔스러워서 반찬을 먹는 즐거움에 이곳을 찾기도 한다. 

백합은 쉽게 먹을 수 없을 정도의 맛을 선사하는 조개이기도 하다. 황진이도 반한 개운한 국물맛으로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조개이기도 하다. 전복에 버금가는 조개로  뻘 등 불순물을 계속 내뱉는 습성을 지녀 다른 조개류에 비해 뻘이나 모래 같은 이물질이 없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해감하는 것이 너무 편한 조개이기도 하다.  

보통 5~6년 산 백합이 가장 맛이 뛰어난데 100가지의 조개들이 각양각색의 모두 다른 무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백합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백합은 타우린, 베타인, 핵산류와 호박산이 어우러져 알코올 성분 분해를 도와 숙취해소와 간장보호에 최적의 음식이다. 백합을 먹어보지 못했던 동생이 이 조개를 먹고 나서 연신 감탄을 한다. 

백합은 다른 식재료를 넣지 않고 파등만 넣고 끓여내면 너무나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조개류의 뛰어난 숙취해소 효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한 번 먹어보면 왜 속이 풀리는지 알 수가 있다.  

백합코스 요리의 정점은 뭐니 뭐니 해도 백합죽이다. 새만금에 자리한 부안이라는 지역은 서해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무엇보다도 소금이라던가 다양한 해산물이 나오는 곳이었다. 백합죽은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넣어 푹 끓이는데, 진한 백합향과 담백함이 달아난 입맛을 되찾아 준다. 70년의 역사 속에 부안지역은 계화도가 육지가 되었고 이제 오랜 시간에 걸쳐서 새만금 수변도시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잔의 녹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