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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살인

앞으로 도박으로 인한 살인이 폭증하게 될지도...

서산에 글을 쓰고 있어서 서산지역에 익숙한 곳들이 많다. 서산의 도시재생지역이기도 한 동문동에서 지난 8일 오후 10시쯤 대리기사를 기다리기 위해 뒷좌석에 타고 있단 40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A 씨가 11일 체포되었다고 한다. 제네시스 G80을 랜트해서 운전하던 피해자 B 씨는 살인을 당하고 인적이 드문 수로와 공터에 B 씨의 시신을 유기하고 뒤편 야산 인근에서 차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도박 빚 등의 채무로 인해 생활비가 없어서 범행을 지절렀다고 한다. 그가 훔친 돈은 12만 원 정도였다.


사람들은 얼마 되지도 않은 돈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도박이라는 정신병에 걸린 사람은 그런 앞뒤 판단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한국사회는 점점 더 골든 티켓을 받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뒤엎을 한 탕 이면에 노력은 필요 없다. 그냥 한 번에 많이 벌 수 있는 것만을 갈망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양산된 이들이 멀쩡해 보이는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서 얼씬 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가상화폐가 급등하고 있는데 일론 머스크 덕분에 도지코인은 암호화폐 상승률이 가장 크다고 한다. 기술적으로 도지코인은 아무 쓸모가 없는 가상화폐다. 그렇지만 머스크의 유명세 덕분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즉 그냥 도박에 불과한 장에서 모두가 랠리를 하고 있다. 머스크야 아무런 타격이 없다. 어차피 그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생각구조를 가진 사람이기에 일반적인 사회의 규범으로 보면 안 되는 사람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박등으로 인해 살해나 강력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사건 중에 일부만 언론에 나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21세기 들어서 도박으로 인한 온갖 사회문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검거된 도박범이 9천971명인데 온라인 도박사범의 47%가 청소년으로 도박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이들이 돈이 떨어지게 되면 누구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할까. 도박은 반드시 범죄와 연관이 되게 되어 있다.


2007년 남궁경훈과 주범 박종윤의 일명 송파 도박빚 살인사건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도박빚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2018년에 같이 남녀가 같이 가요 주점을 하다가 남자가 여자를 살해한 것도 도박으로 인한 것이며 2012년 제천의 사채업자의 살인사건도 도박빚 때문에 생긴 것이다. 2013년에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과 30대 아들의 살해사건도 동생이 도박빚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와 오랜 지기였던 친구를 살해하고 숨기려고 했던 것도 도박빚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잘 알려진 범죄의 사례를 찾아만 봐도 21세기에 벌어진 것만 적지가 않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어떤 살해사건들은 도박이 문제였지만 치정이나 원한 등으로 묻히기도 했으며 사건이 일어났지만 언론에 드러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필자는 아무리 재미로 토토를 하거나 여가의 하나로 강원랜드 카지노를 가는 사람, 경륜, 경마등을 한다고 하는 사람과는 그 어떤 인연도 만들지 않는다. 사람은 재미라는 이면에 자신의 잘못이나 행동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쉬운 길을 가거나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도박에 빠질 확률이 상당히 높은 사람이다. 운동도 돈을 거는 것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운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운동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매개체로 한 생활도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신을 망치는 것을 넘어서 불특정 다수나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도박에 의한 살인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나올 것이고 그 숫자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돈이라는 것이 인간의 존엄 같은 것의 가치를 넘어서 생명경시를 하게 되는 것은 그런 사람의 뇌는 사람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큰돈이 오가는 숫자의 자극은 그 어떤 자제력보다 더 큰 흥분제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인간성을 찾을 수가 없다. 이미 그런 사회에서 지옥과 같은 도박의 지뢰밭이 마치 종이 한 장 뒤집듯이 있기 때문에 도박 살해는 결국 자신이 조심하는 방법뿐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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