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문화재단 서산생활문화센터의 2024 안향선 개인전
지금도 동화이야기를 좋아하고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 세상에 대해 꿈을 꾸곤 한다. 어릴 때 정확하게 어떤 동화를 좋아했는지는 기억은 잘 나지는 않지만 독일의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의 동화 일명 그림 형제가 쓴 동화들은 인상 깊게 기억이 난다. 인간의 긍정적, 부정적 특성을 모두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그려낸 동화를 읽으며 나라는 존재와 세상을 더 넓고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 동화의 매력이다.
서산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산생활문화센터에서는 올해 가을에 개인전으로 내 마음의 동화전이 열리고 있는데 동화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것을 볼 수가 있다.
11월의 작가로 선정돼 지난 1일부터 전시회를 연 안 화가는,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의 작품들을 통해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30대 나이 중 7년을 미국에서 보냈던 경험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책들을 보는 것은 즐거운 감성을 선사해 준다. 모든 그림과 생각은 보는 만큼 읽는 만큼 커지게 되고 그 한계도 넓어지게 된다.
보스턴에서의 추억을 담은 서커스와 호두까기 인형을 소재로 한 친근한 작품들은 '미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넘어서게 만들게 해주기도 한다. 한국화 장지 위에 채색기법을 사용해 분채나 안채를 아교에 섞어 여러 번 반복해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쉽게 연결되는 세상에 무척이나 편리하지만 강렬한 감각만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 요즘이다. 하나의 책을 공유한 그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뜻밖에 알 수 없는 호기심과 기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안 작가의 작품을 통해 연말의 행복한 느낌을 많은 이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전을 준비했는데 완성된 색감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안화가는 서산미술협회, 아라메조형 예술협회,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일 년에 수십 차례 이상의 전시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호두까기 인형이 주요 주제인 작품들은 한국인들이 호두까기 인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시 보게 된다. 모든 인형은 호두를 깔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제작되지만, 현대에는 주로 장식용으로 쓰이고 실제로 깔 수는 있으나 이걸로 호두를 까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어졌다. 즉 기능과는 전혀 상관없이 장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곱 살 난 소녀 마리 슈탈바움과 그녀가 사랑하는 호두까기 인형에 대한 동화이기도 하지만 원작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환상문학이다.
동화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기대했던 것에 대한 시절이 있었던 것을 기억을 하면서 행복함 감정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전시전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보나가 눈에 띈 책은 노년의 지혜다. 나이가 들기만 하고 지혜를 갖추지 못한 이 시대에 대한 질문과 같은 책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것을 깨달아야 한다. 책과 전시전을 통해 따뜻한 추억을 채우며 예술적 감성을 느끼기에 좋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