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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5. 2024

삶과 시간의 지평선

서천 시간이 멈춘 마을 판교마을 "사건의 지평선:현암마을" 

사람은 별과 같은 존재인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던져져 왔다. 온갖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 불확실한 세상에서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질문은 아직도 답이 없는 것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상대성 이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의 지평선이라는 개념에 대해 상당히 많이 들어보기도 했고 그 관점을 통해 성찰을 해보기도 했다.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것은 어떤 경계를 의미한다. 그 경계를 넘어가게 되면 그 너머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지 못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폐산업시설 유휴공간문화재생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지역에 대한 이해와 장 소의 해석, 장소성 발굴을 목적으로 ‘판교 시간이 멈춘 마을’ 이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문화예술공 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마을이 품고 있는 이야기와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성에 평면, 미디어, 설치, 인터렉티브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시각예술 콘텐츠가 더해져 누구나 머물고 싶어 하는 예술을 담은 미술관 마을로 전환을 시도하는 현장을 방문해 보았다. 첫 공간은 장미사진관을 꾸며놓은 공간을 먼저 들려본다.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보다는 그 삶의 가치를 다른 이에게 맡겨두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다.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한 일중에 하나다. 생각하는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감사하듯이 다양한 관점과 지식을 바탕으로 예술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모든 사람에게는 정해진 에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건강을 지키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등의 정보가 있지만 사실 사람에게는 내면에 숨겨진 시간의 경계선이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예술가들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야 하는 숙명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럼으로써 색다른 포인트를 찾아가지만 그로 인해 무거운 짐을 질 수밖에 없다. 사건의 지평선은 단순한 천체 물리학적 현상을 넘어서, 인류의 우주 이해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지평선(horizon)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지평선 밖에서는 어떠한 정보도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진 전시전은 물리학을 전공하던가 많은 관심이 없다면 모를 수도 있다. 여기 이 현암 마을은 한때 1931년 기찻길이 열리면서 시장이 번창했던 곳이었다. 

전시는 10월 15일(화)부터 12월 15일(금)까지 진행되며, 마을 입구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중대 본부에서 시작해 오 방앗간, 촌닭집, 장미사진관을 거쳐 판교극장으로 연결된다. 중대본부 1층은 서 천의 지역작가 김인규의 최신 회화 작품 연작이, 2층은 ‘자외선 회화’, 오 방앗간에는 지난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 작가로 선정되어 큰 화제를 불러 모은 김윤철 작가의 설치 작품 <Amorph>와,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과 색채로 군중의 일원이 된 현대인의 풍경을 그려내는 이상원 작가의 회화 연작 <Floating People>이 걸린다. 특히 오 방앗간 안쪽 공간에 들어서면,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촛불 TV>를 감상할 수 있다. 

촌닭집은 공통의 감각을 연상시키는 ‘장소기억’을 모티브로 내러티브를 창작하고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관객들에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이연숙 작가의 설치 작품이 있다. 

동선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판교극장에서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연계프로그램이 자율 운영되며 이번 『사건의 지평선』展을 통해, 오래전 멈추어버린 공간 하나하나가 품고 있는 과거의 흔적들을 들여다보고 삶과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선 자신이 서 있는 곳에 대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간의 지평선이라는 작품전을 감상하면서 삶에도 지평선이 있는데 지평선이 어디쯤에 있는지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의 시간에도 지평선이 있다. 모든 사람은 지평선을 넘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얼마나 지평선에 가까이 가있는지도 모른 채 쓸모없는 것들에 너무 많은 소모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11월의 어디쯤의 지평선에 점을 찍어본다. 시간의 점을 찍을 수가 있어서 즐거운 하루다. 


전시공간 : 판교면 현암리 일원 5개 건축물 (구 중대본부, 오 방앗간, 촌닭집, 장미사진관, 판교극장)

전시기간: 2024. 10. 15.(화) ~ 2024. 12. 15.(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매주 화 ~ 일 10:30~18:00 ※17:30 입장마감

참여작가     - 강영민, 김윤철, 김인규, 민병헌, 백남준, 송창애, 쑨 지, 이상원, 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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