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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2

로마시대의 야만과 인간성 그리고 나아갈 수 있는 미래의 희망

고귀하다는 것은 만들려고 해도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좋은 집안이나 가문에서 태어난 것을 넘어서 사람이 가져야 할 자격에 대한 고민 그리고 처신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노블레스 하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가진 것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 처했더라도 지킬 수 있는 품위와 품격이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덕목이다. 한국에서의 노블레스는 잘못된 관점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글레디에이터를 영화관에서 본 것이 오래전이었는데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남아 있다. 그때의 막시무스가 보여준 고귀함은 로마가 가진 저력을 보는 것만 같았다. 로마의 영웅이자 최고의 검투사였던 ‘막시무스’가 콜로세움에서 죽음을 맞이한 뒤 20여 년이 흐른 후. 쌍둥이 황제 ‘게타’와 ‘카라칼라’의 폭압 아래 시민을 위한 자유로운 나라 ‘로마의 꿈’은 잊혀갔다.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루시우스는 ‘아카시우스’ 장군이 이끄는 로마군에 대패한 후 모든 것을 잃고 노예로 전락했다가 강한 권력욕을 지닌 ‘마크리누스’의 눈에 띄어 검투사로 발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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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대했던 로마제국은 야만스러운 나라였다. 영토를 확장하면서 노예를 만들고 그 돈으로 수많은 건축물을 만들었다. 로마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야만과 정의,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런 국가였다. 개인적으로 격투관련한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다. 로마시대의 글래디에이터와 다를 것이 없는 잔인함과 폭력을 대중화시켜서 사람들의 폭력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다를 것이 없다. 다른 것이 있다면 죽지만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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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이전에 그리스 신화가 있었다. 영화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거라는 신탁을 피하기 위해 테베에서 버려진 왕자가 운명처럼 테베로 돌아와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돼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는 신화처럼 아들은 돌아오게 된다. 아프리카 누미디아의 군대 지휘관 하노는 로마와 전쟁에서 패해 노예로 전락하고, 검투사가 돼 복수를 다짐하며 콜로세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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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변화를 잘 아는 사람은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는지 알 수가 있다. 로마는 이미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거대한 근육을 자랑하는 국가의 모습이었다. 막시무스가 콜로세움에서 투구를 벗고 정체를 밝힐 때, 극장 안 공기가 뒤바뀌던 순간을 경험할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력을 잘 살린 영화라고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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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인 루시우스가 로마의 대장군이었던 마크리누스의 진면목을 알고 칼을 내렸지만 황제에 의해 장군이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고 군중을 향해 외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위대한 영웅조차 이렇게 쉽게 죽음을 맞이하는데 당신들의 목숨은 얼마나 가벼울 수 있냐는 외침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치지 않으면 자신이 위험한지 알지 못한다. 힘과 고귀함을 같이 가진 사람만이 리더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공권력이 가진 힘에 의해 압박을 받아봐야 왜 공정함이 필요한 것인지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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