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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3. 2017

잘한 것도 없는데 또, 봄을 받았다.

끝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다. 

잘한 것도 없는데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원하지 않았는데도 사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나이는 먹는다. 그리고 다시 계절은 지나간다. 포토 에세이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읽기가 편하다.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책에는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짧고 간단한 이야기들이 사진과 곁들여 있기 때문이다. 


전화카드를 쓰던 아련한 옛날의 추억과 첫눈을 만났을 때의 설렘이 같이 공감된다. 


겨울.

나의

첫눈.


녹겠지만

조금

외롭고

걷기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첫눈.


나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다 차라리 '나'라는 섬 일지 모른다. 온전한 나의 섬이기는 하지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잠기기도 하고 어디론가 흘러가는 바닷물을 가두어 놓을 수는 없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와 헤어진다.

그러니 헤어지기 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만나는 모든 것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

그래야 덜 후회하고 덜 슬퍼진다." 


살다 보니 어떤 사람의 인생이 좋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인생은 그런 것 같아 바로 옆에서 살면 그 빡빡함에 숨이 막히지만 멀리서 본다면 희극처럼 보인다. 삶이 그런 것 같다.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걱정을 같이 마셔주는 사람

나와 같은 시간을 마주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나 혼자 마셔야 할 걱정의 양이 줄어듭니다."


괜찮아 질까? 아마도 괜찮아질 거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전국의 여행지를 돌아다니다가 보면 그곳에서 해답을 찾을 때가 있다. 

반지의 제왕의 반지원정대처럼 세상을 구하겠다는 거창한 목적에서 떠난 여행은 아니지만 즐거운 여행이 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때론 소크라테스에게서 잘 사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괜찮지 않은 시대.

괜찮지 않은 사람들

괜찮지 않은 마음


괜찮냐고 물어봐주고

괜찮냐고 쳐다봐주고

괜찮냐고 

얘기해주고.


모두들 괜찮아요? "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한 것이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릴 때는 500원짜리 동전에 만족하기도 했지만 커가면서 나름 중요한 물건이었다가 돈이 되기도 했다가 차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글이 가장 좋다. 

필자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여행길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저자는 좋은 항해를 하며 무엇이 좋은 건지 점점 명확해지는 것을 느낀 듯하다. 사람은 파도를 만날 때마다 점점 더 선명해지는 것인가.

필자는 앞으로 더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쓰고 그리는 것은.. 생각 좀 해보고 더 많이 걸어보기로 한다. 


"아무리 꼭 쥐어도 새어 나가버리는 것이 있고 아무리 붙잡아도 끝나버리는 순간이 있다. 그걸 알면서도 꼭 쥐고만 있다가 한번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수많은 나의 봄들.

그렇게 흘려버린 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는 꼭 쥔 손을 펼쳐 온전히 봄을 보기로 했다. 


이제 

봄이 보인다." 


내 글을 쓰고 소설을 쓰면서도 없는 시간을 쪼개 다른 작가들이 쓴 책을 수없이 읽는 이유는 부족한 내 글에 조금이라도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잠시 멈추어 서서 보면 그 모든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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