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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의 소소한 풍경

청송군 진보면의 오누이못과 청송 전통옹기의 흔적들

산소카페로 잘 알려진 지역 청송군의 중심인 청송군청에서 북쪽으로 물줄기를 따라서 올라가면 진보면이라는 곳이 나온다. 청송군에서 청송읍을 제외하고 가장 소통과 교류가 많던 곳이었다. 진보에는 진보향교가 있으며 백호서당과 청송풍호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진보면에 있는 태조강헌대왕영전은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해 건립한 영각이라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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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나 옹기를 빚기에 좋은 흙이 있는 청송에도 여러 곳에 옹기장들이 있다. 진보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청송전통옹기를 만드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이정표를 보고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길가에 놓인 다양한 모양의 옹기가 낯선 방문자를 반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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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의 흙은 정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전통옹기를 만드는 오색점토는 굴을 파고 들어가서 흙을 파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흙에 골고루 물을 먹을 수 있게 만든 뒤에 흙을 다지고 밟아 이엉을 덮어 높아두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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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를 굽는 가마의 입구에는 다양한 형태의 토기들이 있다. 옹기를 굽는 사람들은 이렇듯 흙을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을 만들어둔다. 바닥을 만들고 가래떡처럼 길게 뽑은 흙 가락을 올려가며 안과 밖을 두드려 옹기모양을 잡고 약토와 나무를 태워 만든 잿물을 섞어 저은 다음에 옹기를 바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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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를 굽는 데에는 시간과 온도가 필요하다. 불이 커지고 막바지에 이를 때에는 ‘한불’이라고 해서 온도를 최고로 높이는 큰 불을 땐다. 옹기처럼 살아왔으며 쉼 없이 스스로를 두드리고 모양을 만들어가며 더 달구며 단단해지도록 했다고 한다. 청송 전통옹기를 만나보고 다시 입구의 갈림길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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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못이 자리한 곳의 앞에는 작은 정원이 있는데 이곳에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는 비들이 세워져 있다. 의사 내산 이하현선생 기념비는 이하현선생의 독립운동을 보여주고 있다. 1874년 영양군에서 태어나 독립운동을 하다가 오누이못에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하현선생은 1917년 총상의 여파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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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누이못이 있어서 오누이지 전전기녑비라고 해서 세워져 있다. 1906년 4월 오누이지에서 일본군 오장 무토가 이끄는 헌병 부대와 교전하여 일본군 10여 명을 사살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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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갈 수가 있는 이곳에 올라오면 진보면을 한눈에 조망할 수가 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선생의 공훈을 기리며 1968년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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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도 이렇게 시작이 되었듯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성탄절에 이어 연말의 아쉬움을 달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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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익듯이 누구나 익어가는 과정을 거치지만 단단하게 익고 나서 무르익어가듯이 맛있는 홍시가 되기도 하지만 그냥 물러터져서 먹지도 못하는 그런 감이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래도록 구워서 깨지지 않은 삶은 오래도록 노력을 통해서 삶을 빗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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