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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재방죽공원

걱정 없는 인생을 바라지 말고 걱정에 물들지 않는 연습을 하라.

여행은 돈 들여서 고생하러 가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햇살 좋은 오후에 걷기에 좋은 공간을 걸어보는 것은 몸에 좋은 일이기도 하다. 요즘에 일교차가 심한 것을 느끼는 것을 보니 인생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홍성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한 역재방죽공원은 도심형 저수지공원인데 홍성군에서는 거의 유일한 호수공원이라고 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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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새롭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요즘에 변화의 계기는 하늘에서 갑자기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변화는 똑같지는 않다. 홍성군의 역재방죽에는 전망데크를 비롯하여 산책로와 소나무동산, 생태하천, 의견비, 인공섬, 수변데크가 잘 조성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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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역재방죽은 1930년대 조성된 농업용 저수지로, 주인을 구한 의견(義犬) 설화를 갖고 있는 곳으로 10여 년 전 한반도 최북단의 가시연 자생지인 역재방죽을 친환경적으로 단장한 역재방죽공원 조성하면서 식재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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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보지 못했던 데크공간이면서 무대공간도 새롭게 조성이 되어 있다. 오래전에 기록된 홍성군지에 따르면 역재방죽은 1930년(1945년이라는 설도 있다) 축조됐으며, 면적은 3만 6800㎡(1만 1132평), 저수량은 5000t, 몽리면적은 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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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근에 살던 농부는 저녁 무렵 집으로 가다가 역재방죽 언덕에서 잠깐 쉬던 중 잠이 들었는데, 마침 산불이 일어나 번져왔다. 충성스러운 개는 주인이 일어나지 않자 언덕 아래 연못으로 달려가 풍덩 빠졌다가 농부가 잠든 곳 주변을 뒹굴며 털에 묻은 물로 마른 잔디를 적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개는 결국 주인을 구하고 숨졌다고 하는 개방죽의 의견설화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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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바람치고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바깥으로부터 들어오는 바람에 마음을 열어보고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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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홍성 역재방죽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모두 혼재되어 있는 듯한 풍광을 보여주고 있다. 매 순간 사물과 식물과 연계되어 세상과 관계를 맺고 하루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며 데크길을 한 바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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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와 억새는 그 모습이 참 비슷해 보인다. 전국 산야의 햇빛이 잘 드는 풀밭에서 큰 무리를 이루고 사는 대형 여러해살이풀인 억새는 바람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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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를 갈대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꽃의 색깔이 흰색에 가까우면 억새, 키가 큰 편이고 꽃의 색깔이 갈색에 가까우면 갈대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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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과 걸어갈 방향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가 있다. 이 순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곳은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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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은 자신만의 작품 활동이라고 했던가. 자신의 일에 진심인 사람은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 12월인데도 불구하고 녹색의 기운이 올라오고 있는 홍성의 역재방죽은 2025년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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