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민주가 합쳐진 사회에서 지옥은 바로 앞에 있다.
약육강식의 한국사회를 대표적으로 그려낸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후속 편이 개봉되었다. 한 번에 몰아보기로 오징어게임 2를 몰아보았다. 오징어게임 2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시즌1보다 신선함은 떨어졌지만 한국의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떨어지는 신선함과 늘어지는 스토리를 수많은 배우들을 통해 채워둔 느낌이다. 어떤 영화에서도 주연급을 맡을 배우들이 시즌2에서 그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주연배우인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이진욱, 공유 등이 이 드라마에 참여했다.
오징어게임 2에서는 근래 문제가 되고 있는 코인과 유튜브, 탐욕등이 녹아들어 가 있었다. 강원랜드나 스포츠토토, 특정한 사이트, 음지에서 열리는 도박장 등을 가야 참여할 수 있는 도박시장에 이제 아무런 제약 없이 열렸다. 코인과 유튜브의 결합은 사람의 탐욕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서 누구나 노력 없이 큰돈을 벌 수 있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코인은 그냥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판돈이 커지는 시장이다. 언젠가는 터질 시장이기는 한데 그걸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분명히 언젠가는 터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 막차를 자신이 타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지난번의 게임에서 우승한 기훈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450억이 넘는 돈을 가지고도 이런 게임이 지속되면 안 된다는 이상한 생각에 빠져 결국에 다시 게임으로 들어가게 된다. 드라마니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사람의 탐욕은 어떤 개인의 희생으로 막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지금도 어디선가에서는 사고등으로 죽음을 맞이해도 사실 그렇게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자신의 탐욕은 나쁜 일이 아니다. 한국의 사교육 문제도 정부가 그럴듯한 대책을 내놓아도 해소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 바꿀 수가 있다. 일명 명문대라고 생각하는 대학들에 대해 생각을 바꾼다면 모두가 앞서서 자신의 자식을 달리게 하려는 노력을 그만둔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그럴까.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라도 아니면 그들의 삶이 비참해지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
일명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식을 학벌을 만들어주기 위한 온갖 편법과 불법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그렇지만 깨끗해 보이는 사람들조차 자신들의 자식을 좋은 길을 열어주려고 조금의 편법을 쓰기만 하면 그 사실에는 엄청난 분노를 한다. 사실 진보라고 말하며 사교육 문제와 부동산, 자본주의의 폐해를 말하는 사람들조차 그 자식들은 좋은 대학을 보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한국 아닌가.
갖가지 사유로 돈을 벌기 위해 탐욕, 건강 등의 문제로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게임이 끝날 때마다 죽은 사람의 대가로 받은 돈을 나누어서 가지고 다음 게임에 참여할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것이다. 지난번 대선에서 보았듯이 민주주의는 분명히 어떤 후보가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 역시 돈을 바라보는 탐욕은 제어할 수가 없다.
온갖 비극적인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어도 그 보상금을 이야기하는 것이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죽음에는 그렇게 관심이 없다. 자신의 삶의 가치보다 다른 사람의 불행에 더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도박은 단순할수록 중독을 불러일으킨다. 오징어게임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단순한 게임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바닥까지 갔던 사람들이기에 더욱더 단순하고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생명의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은 키메이커 이기도 하면서 게임을 설계했던 프런트맨인 이병헌이 직접 합류함으로써 극의 변화를 꾀했다. 오징어 게임조차 사실 자본주의의 산물 아닌가. 그렇게 마약과 성과 관련되었으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빅뱅의 탑까지 출연시킨 것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가. 사기를 당하는 것도 결국에는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한 과욕이 자신의 눈을 가린 것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의 착취와 현대판 계급 불평등의 문제를 제대로 짚었다고 보기보다는 OTT로 개편된 현실에서 지상파가 이제는 설자리가 없다는 것도 다시 느끼게 하는 드라마다. 지들끼리 게임하고 지들 집자랑하고 지들 아이 자랑하는 그런 프로가 설자리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