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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비행기사고

항공사고는 일어나기도 힘들지만 일어나면 비극이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29일 전라남도의 무안공항에서 대규모의 인명사고가 일어났다. 모든 일들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그냥 지나쳤던 작은 일들이 모여 큰일이 만들어진다. 수많은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비행기의 기체결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비행기의 구조에 대해 공부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모든 기술의 결합체이며 자동차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의 수많은 문제요인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해낼 수 있는 전 세계의 항공기 제작회사가 몇 안된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잉사의 항공기 결함으로 한참 언급이 된 적이 있었다.


무안공항 사고의 보도를 보고 있으면 의미 없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사고의 원인으로 보는 것이 항공기를 비롯하여 전투기에서 끊임없는 골칫거리인 버드 스트라이크와 랜딩기어의 미동작을 꼽고 있다. 랜딩기어는 언더캐리지라고도 부르는데 분명 랜딩기어가 제대로 내려왔다면 속도를 감속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것이 안되었기에 동체착륙을 한 것이다. 여기에 꼬리날개등과 속도를 감속하는 날개의 기능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던 것이 큰 피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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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로 인한 인명피해는 자동차보다 훨씬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일어나게 되면 대규모 사고가 되기 때문에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비행기와 관련된 영화는 주로 하이제킹 당하는 영화가 주를 이루었다. 2001년에 일어난 911 테러사건으로 인해 항공보안이 훨씬 강화되면서 하이제킹이 일어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다. 그리고 비행기 추락을 다룬 영화는 재난과 비행기 결함등을 다루게 되었다. 영화로 이미 잘 알려진 허드슨강의 기적은 2009년 US에어웨이스의 1549호의 불시착 사고로 승개고가 승무원을 155명 태우고 가다가 버스 스트라이크로 인해 엔진에 불이 붙었지만 허드슨강에 동체착륙을 하면서 모두가 기적적으로 생명을 구한 영화다.


언론은 대체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의사부부의 사망을 속보처럼 전하고 그 과정 속에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망자수, 사고기의 기종, 남녀, 아이 등의 숫자를 발표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좁은 나라에서 남녀노소와 지역에 상관없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의미는 모두가 같이 묵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갈라치 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어떤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공과 방재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라고는 뻔한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현장을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의 넋 나간 소리처럼 들린다. 버드스트라이크로 한쪽 엔진이 나갔어도 다른 엔진을 통해 유압을 작동하면 랜딩기어가 동작했을 것, 연료 소진을 할 수 없는 기종,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위한 특수거품 폼을 깔지 않았다는 둥 해봤자 의미 없는 이야기를 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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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는 하늘에 떠 있을 때 폐쇄적이며 그 환경을 거의 완벽하게 제어해야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상당히 큰 제어를 받게 된다. 즉 그 상황을 완벽하게 아는 사람들은 기장을 비롯하여 승무원들 그리고 지상에 관제탑의 교신 외에는 도와줄 방법이 많지가 않다. 아야세 하루카가 연기를 했던 해피 플라이트는 항공기의 기체결함으로 인해 생기는 좌충우돌을 다룬 영화였다. 영화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실제 현장은 그렇게 해피하지가 않다.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완벽한 기장은 소수에 불과하다.


사고기인 B737-800은 중·단거리 비행에 용이해 저비용 항공사에서 주로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기장은 아마도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기수를 내렸을 것이다. 한 번 내린 기수는 소형 항공기처럼 바꿀 수가 없다. 어쨌든 간에 착륙은 해야 하지만 그 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 만약 공중에서 기름을 버릴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안공항의 활주로가 더 길어서 인천공항 수준이 된다고 하더라도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었을까.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연말의 암울한 분위기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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