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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탈각(金蝉脱殻) 매미가 허물 벗듯이 변화하여 상황에 대처한다.

바닷가재는 노화유전자가 거의 없어서 노화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매번 탈피를 할 때 탈피에 성공하지 못하게 되면 죽게 된다. 그렇게 탈피를 통해 성장하는 생물들이 지구상에는 많은데 대표적인 곤충으로 매미가 있다. 단 20여 일 동안 생존하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한 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굼벵이로 땅속에서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은 땅속에 있는 굼벵이를 보는 사람들은 없다. 땅 위로 나와 여름을 알리는 소리를 내고 나서야 매미의 존재를 알게 된다.


금선탈각은 매미가 허물을 벗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삼십육계 중 21번째 계책이다. 일반적으로 적군이 압도적으로 강할 때 시간을 벌거나 후퇴하기 위한 계책으로 사용한다. 전투에서 승리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철수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삼국지에서 제갈량도 사용했던 방법이며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게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어준 작전으로 덩케르크 철수 작전(다이나모 작전)이 있다. 퇴로가 막혀 고립된 연합군을 영국 육군 원수였던 고트 경의 결단을 통해 유럽에 파견된 영국군 22만 6000명과 프랑스・벨기에 연합군 11만 2000명은 최소한의 희생을 치르고 영국으로 철수했다. 이 군대는 훗날 연합군이 전력을 재정비하고 독일에 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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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사용하는 계책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금선탈각은 자신의 모습을 모두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용기로 거론되곤 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기에 매미가 자신의 껍질을 벗어던지듯이 자신을 단련하고 종국에는 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유전자를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가 있는 것이다. 영화 위키드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 속 주인공인 엘파바와 글린다는 자신의 본질을 발견하지 못한 캐릭터들이다. 엘파바는 진정한 힘을 발견하지 못했고 글린다는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수많은 책들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그 단계에 이르는 사람들은 소수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여러 방법을 통해 늦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노화의 과정이 반복이 된다. 세포는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전체를 한 세트 더 복제해 나눠 갖는다. 그 과정 속에서 염색체 끝부분의 DNA가 떨어져 나가는데 세포가 계속 분열할 때마다 떨어지게 되어 문제가 되는 것을 별다른 의미가 없는 염기서열을 반복해 덧대어 염색체에 포함된 중요한 유전정보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게 된다.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부위를 텔로미어라고 한다. 마치 옛날에 옷을 오래 입기 위해 관절등에 덧대어 꿰맨 헝겊처럼 말이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해서 오래 입는 사람은 없다. 세포가 분열을 거듭할수록 텔로미어도 짧아지고 결국에는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생명활동을 종료하는 세포자멸 프로그램을 구동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노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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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무리 지성적으로 시간의 힘을 가졌다고 하나 육체는 마음대로 제어할 수가 없다.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성장하지도 않는다. 인간이 성장하는 방식은 바닷가재나 매미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성장할 수가 있다. 영화 위키드는 성장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성장하기 위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엘파바와 글린다는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다르다. 세포는 그렇게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라져 가지만 사람의 성장은 다르다. 살아남은 사람만이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으며 그렇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1,000년 이상을 생존할 수 있는 고목을 바라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뇌가 발달한 생물들은 모두 움직이고 스스로를 변화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생물들은 굳이 뇌가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퇴화의 과정을 거쳐 환경의 변화에 따라 멸종하기도 한다. 금방 매미가 자신의 껍질을 벗어던질 때 만들어진다는 금선탈각은 전쟁에서도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전략 중 하나며 개인적으로 볼 때도 생존과 성장에 대한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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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로 알려진 오즈의 나라는 원래 인간과 동물이 평등한 사회였다. 차별이 확산되면서 동물은 언어와 직업을 잃게 된다. 정상과 비정상, 차별과 혐오, 선의와 악의가 있는 시대에 위키드는 누구나 세상을 날아오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걸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엘파바와 글린다는 자신의 껍질을 벗고 성장하게 된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무언가를 버려야 되는지 알아야 한다. 어떠한 손실도 없이 변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그냥 무언가를 복제하는 것만으로는 그냥 생존만 할 수가 있다. 텔로미어가 아무리 염색체를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퇴색되어 버린 오래된 그림처럼 사라져 버리게 된다. 금선탈각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생존이든 성장이 든 간에 자신을 가두는 틀을 깰 수 있는 능력과 용기는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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