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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세운 누각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으로 인해 사랑이야기로 채워진 광한루

사람들은 스토리가 있는 공간을 좋아하고 그중에서 사랑이야기가 있는 곳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봉화에도 이몽룡의 실제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내려오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춘향전으로 알려진 남원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옛사람들의 사랑이야기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집안과 집안이 연결되는 그 시대에 자유연애라는 것이 자유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많지 않은 사랑이야기에도 사람들은 혹하고 특히 성공해서 다시 고향으로 찾아간다는 설정은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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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하면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정자이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 광한루가 첫 번째 방문지로 떠오르게 된다. 최근 남원에서는 남원을 대표하는 맛집 다섯 곳을 지정했다고 한다. 그렁깨, 집밥 담다, 두레식당, 명문제과, 정옥추어탕이다. 남원 하면 추어탕을 빼놓을 수가 없으니 추어탕은 자연스럽게 선정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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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는 조선의 명재상이었다는 황희가 유배 가서 처음 광통루라고 이름을 지었던 이곳은 세종 26년에 정인지에 의해 광한루라고 정식으로 불리게 된다. 광한루는 둥근 보름달 속에 선녀가 사는 월궁의 이름인 광한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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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넉넉하지 않다면 양반들이 먹고살 수 있는 길은 사실 과거뿐이 없었다. 지금에야 다양한 직업도 있고 전문직도 다양하지만 과거에는 오직 시험을 쳐서 관직에 들어서야 녹을 먹을 수가 있었다. 양반들이 상인들이나 농민들처럼 일을 하면서 살 수가 없었으니 기회가 참 좁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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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이야기는 우리 고전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이다. 정인을 기다리는 여성의 이야기는 우리네 역사에서 고조선 이전까지 올라갈 정도로 오래된 스토리이다. 춘향의 이야기는 전라북도 남원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그곳에는 광한루라는 남원 관광의 중심지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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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이기도 했던 황희는 오랫동안 벼슬에도 있었지만 이곳으로 유배를 오기도 했었다. 그는 일을 따질 때에는 공명정대하여 원칙을 살리기에 힘썼으며 마구 뜯어고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90세까지 장수를 누렸는데 그가 죽자 조정을 비롯 민간에서나 모두 놀라고 탄식하면서 조상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며 여러 관청의 아전들과 종들도 모두 제물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냈으며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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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남원 광한루의 호남의 제일 누각이라는 말은 걸맞은 표현이라고 할 만큼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 춘향과 이몽룡은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이하이 이 히 내 사랑이로다’라고 말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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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궁(달나라)의 항아 같다’라는 말은 최고의 미인을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이태백은 “하늘에 달 있은 지 그 몇 해던가(靑天有月來幾時) 잠시 잔 멈춰 묻노니(我今停杯一問之) 사람이 어찌 저 달 잡으리(人攀明月不可得)… 달 속 흰 토끼는 갈봄 없이 약방아 찧고(白兎藥秋復春) 항아는 홀로 있어 누구와 벗하랴(姮娥孤棲與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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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은 혼불과 관련된 문학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혼불은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으로, 죽기 전에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하는 맑고 푸르스름한 종발만 한 빛이라고 한다. 겨울이라 해서 삭막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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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원에서는 사람의 혼불이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남자와 여자의 혼불이 다르다고 하는데 아직 경험은 해보지 못해서 알지는 못한다. 광한루원의 연못에 비친 나뭇가지만이 겨울의 스산함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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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4년 송강 정철에 의해 수리될 때 봉래·방장·영주의 삼신산(三神山)을 연못 속에 축조하므로 광한루, 오작교와 더불어 월궁과 같은 선경을 상징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동쪽에 3칸의 부속건물이 붙어 있고, 북쪽에 팔작지붕을 중첩한 3칸의 계단을 두어 4면의 모습이 모두 약간씩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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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지 오래된 영화 중에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된 영화 낙동강, 산업화시기에 노촌의 비극적인 현실을 담은 돈, 신분상승을 꿈꾸는 하녀를 중심으로 그려진 한국사회, 당대 최고 흥행작이자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포크 영화 성춘향이 국가 등록문화유산에 등록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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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는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에 대한 찬사가 아닐까.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이나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기다림으로 이몽룡을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전해지는 것이 없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다. 분명히 뒤에 남겨진 이야기가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광한루를 뒤에 남기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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