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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였던 일본

일본만큼 돈을 벌지 못했던 한국의 미래는 어떨까.

세금과 같은 돈을 더 내라고 해서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자신이 소비하는 것이 아닌 세금으로 조금이라도 부담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일본이 지난 시간 동안 거품이 빠지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호황기에 그만큼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개개인에게 채무를 지게 하고 부동산 거품을 기반으로 숙제를 해결하지는 않았다. 일본 정부가 재정적자를 부담하면서 일본의 경제는 버텨왔지만 한국은 1997년 IMF 이후에 25년간을 개개인과 자영업자에게 그 짐을 짊어지우고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버텨왔다.


그동안 자영업을 비롯하여 술집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큰 역할을 해주었다. 중국이 글로벌하게 성장하면서 중국에 수출을 한 한국은 본질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그럭저럭 지탱해 왔다. 미국이 중국을 때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간에 한국은 중국과 디커플링 하면서 수출의 동력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한국은 일본처럼 큰 부를 이루지는 못했었다. 환율의 급상승으로 인해 한국인들의 삶을 팍팍패져가고 있다.


모든 국민이 부담하는 가장 큰 준조세는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이다. 일본만큼을 바꾸면 개개인마다 부담하는 금액이 월급의 6% 정도는 더 많이 내야 한다. 100만 원이면 6만 원을 매달 더 부담해야 하는 꼴이다. 경제의 문제의 본질을 보면 결국에는 정치다. 지속적인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한쪽이 잘못하면 그냥 상대편을 때리는 식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누군가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는 알 필요 없이 그냥 상대편이 못했다고 생각하면 덮어놓고 선택하는 식이다.


물을 틀었는데 너무 뜨거워서 반대편으로 틀면 너무나 차갑고 다시 반대편으로 틀면 너무나 뜨거운 물이 나오는 식으로 투표를 해왔다. 이런 한국의 현실에서 누가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있을까. 그냥 반대편으로 포퓰리즘에 의해 선택하면 그 분야에 있는 사람은 잠시 좋을지는 모르지만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불만이 점점 쌓이게 된다. 누가 정권을 쥐든지 간에 항상 불만이며 상대편에서 인기 영합주의식으로 무언가를 들고 나오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냥 눈을 감는다.


사실 언론에 의해 가려진 것을 제외하고 나면 실체적 진실을 알 수가 있다. 20년이 넘도록 문제가 되는 것은 덮어놓고 그냥 어떻게 돌아가니까 놔두고 있었는데 정치도 거의 아무 일을 하지 않았다. 한국은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머지는 그냥 민간에게 맡겨두고 성장을 해왔다. 의사들의 문제 역시 그렇다. 공공의 역할은 하지 않은 채 공공의료를 만들지 못한 것은 의사의 자영업화를 통해 풀어왔었다. 건강보험 작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동안이야 어떻게 의료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노년층의 비중이 적었으니 어떻게 유지될 수가 있었다.


노동개혁을 하자고 하지만 지금 이수준의 소득으로 먹고살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가 있을까. 노년층의 빈곤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통계가 있지만 이는 과거에 정말 못 먹고 못살던 세대가 아니라 베이비부머세대의 유입 때문이다. 어느 정도 소득이 있었던 세대의 유입으로 마치 노년층의 빈곤이 조금 낮아진 것 같은 착시효과 때문이다.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부채를 짊어져야 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그 부채를 짊어지고 삶이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는 한국 국민들은 미래에 어떤 희망을 가지면서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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