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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시의 Life

몇 년 동안 살았던 계룡시의 삶을 돌아가보며 걷다.

여러 도시에서 살면 그 공간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다. 북적거리는 도심, 한적한 소도시, 계절의 변화가 보이는 농촌등 젊었을 때 여러 곳에서 살아보는 것을 권해보는 편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각종 편의시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활동력이 있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때에는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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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쯤 전이었던가 계룡시에서 몇 년 살아본 기억이 난다. 소도시에서 살게 되면 좋은 것은 저렴한 가격에 넓은 평수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구매를 하지 않고 임대로 살아도 가격이 비싸지 않은 것이 그만큼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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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거리 장터가 자리한 곳은 예전에 두계장터가 열렸던 곳으로 4.1 독립만세운동 발상지였던 곳이다. 배열직열사가 주도해서 만세시위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로 인해 배영직 열사는 옥고를 치르던 중 모진 고문으로 강제 출감 후 3일 만에 순사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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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곳에 살았을 때는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 두계장터가 있었던 곳의 뒤편에는 독립운동가 서장환 선생 주거지가 있는데 독립운동을 꾸준하게 주도하다가 1943년 이곳 팥거리로 이주하여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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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살고 있는 아파트 뒤편으로 나와서 참 많이 걸어 다녔다. 지금보다도 상가가 부족했기에 조금 더 먼 곳에 자리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왔었는데 지금은 음식점들이 새로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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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없었던 운동시설을 비롯하여 독서실이나 요가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을 갖추어두었다. 처음에 이곳이 지어졌을 때만 하더라도 상당히 새로운 느낌의 아파트였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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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에도 눈이 많이 내렸는지 곳곳에 눈이 쌓여서 녹지 않은 것이 보인다. 눈을 밟으면서 아파트의 주변과 산책로를 돌아본다. 시간은 그렇게 늦지는 않지만 소도시에서의 삶은 일찍 저녁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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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에 살았을 때는 사계 김장생 선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 채 그냥 오래된 가옥이려니 하고 들어가 보았던 사계고택도 보인다. 사계고택의 옆으로 눈이 많이 쌓이면 눈썰매를 타기에 좋은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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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가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면 그 공간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즐겁게 설명을 하려고 해도 지식이 있어야 그 재미를 알 수가 있다. 이건 알기 전까지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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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고택에도 눈이 쌓여 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을 보면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는 몽테뉴의 격언이 생각나기도 한다. 좋은 죽음에 관하여 말했던 몽테뉴는 아직 일어나지 않는 일을 고민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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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없었던 산책로도 새롭게 조성을 해두고 조명도 새로 설치를 해두었다. 몽테뉴는 에세를 통해 에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여행도 어떤 관점에서 보면 에세이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몽테뉴는 자신의 서재에 책을 정리해 넣고 나서 벽면 곳곳에 54세의 라틴어 격언을 새겨 넣었는데 그중 마지막만이 프랑스어로 이렇게 적혀 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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