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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한국인들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미신을 믿고 신봉하기까지 한다.

한국 사람들은 의외로 무당이라던가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상당히 많이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더 미신을 믿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아마 최근 한국의 정치계를 보더라도 미신이 얼마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는지 알 수가 있다. 그 사람들은 한국에서 성공이라던가 많은 돈을 버는 것은 개인적인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실하고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원하는 바를 이룬다던가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영화 파묘는 그런 미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이 합류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를 보면서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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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를 쓰는 사람보다 화장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진 요즘에도 묏자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전통적으로 묘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전통과 생각을 다룬 오컬트 영화가 바로 파묘라는 영화다. 서양의 오컬트에서는 마법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주술이나 유령과 연관성이 깊다. 동양 전통까지 오컬트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당한가 여부와는 별론으로, 이러한 요소들은 대부분 대중문화의 흥밋거리로서 오컬트에 포함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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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있는 사람들이 왜 더 미신을 믿고 무당을 곁에 두려고 하는 것인가. 사실 세상에 확실한 것이라고는 많지가 않다. 자신의 마음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과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치인들이 생각 외의 짓거리를 하는 것은 그들이 가진 불확실함 때문이기도 하다. 파묘라는 영화는 묘와 사람과의 관계를 잘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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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유튜브 등을 보면 이런 형태의 오컬트 이야기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람마다 모두 경험하는 방법도 다르고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다르다. 오컬트 영화는 꾸준하게 나오고 때론 이렇게 한 번씩 히트를 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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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은 춤으로써 무아의 경지에 돌입하여 탈혼(脫魂)의 과정을 거쳐서 신과 접하게 되고, 거기에서 신탁(神託)을 통하여 반신반인(半神半人)의 기능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무당이 성욕이나 물욕, 저주행위 등 나쁜 일에까지 깊이 관여하였던 조선 후기에는 그 신분이 크게 하락해서 오늘날의 이미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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