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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그녀의 눈물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하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꿈이 있다. 그런데 그 꿈이라는 것이 돈 같은 물질적인 것이나 명성, 권력등이라면 반드시 대가가 필요하다. 하는 일과 관련해서 연예인들을 일반인보다는 조금 더 자주 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속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잘 나가고 싶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싶으며 여유 있게 살아가고 싶다. 그렇지만 그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어지지 않은 것을 하기 위해 억지로 하다 보면 반드시 의무 없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가지려고 하지 않으면 인간이 가진 고귀함을 지킬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슨 짓이 든 해야 한다. 특히 연예계는 더욱더 그런 경향이 다분하다.


연예계 쪽에서 일하는 배우들을 만나면 일반적으로 이쁘다고 하는 여성들보다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그 분야는 그 정도 외모와 분위기가 되는 배우들이 너무나 많다. 그중에서 뜨는 사람은 몇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애매한 배우들이 있다. 이쁘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독보적이지는 않고 애매한 미모와 나이의 배우들 말이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조금 더 좋은 배역을 따기 위해서는 의무 없는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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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개봉한 노리개는 말 그대로 노리개가 되어버린 한 여배우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충격 실화 여배우의 죽음과 함께 알려진 대한민국 최악의 성추문 사건. 가진 거라곤 집념 하나뿐인 기자가 자살한 피해자와 가해자로 밝혀진 이들은 권력으로 사건을 무마하고, 수사조차 진전되지 않아 애써 밝혀진 진실이 사라질 위험에 처하게 되는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내용이다. 그 세계가 생각보다 지저분하다는 것을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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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런데 누구나 그 분야에서 주목받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도 않고 특히나 연예, 문학, 예술등은 유명세에 대한 왜곡도 심하고 자신이 주목받고 싶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수십 년 혹은 죽어도 알리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분야들의 특징이 정해지지 않고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폭력성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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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처럼 그렇게 정의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잘못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만 그 잘못된 것이 누군가에게는 잘못이 아닐 수가 있는 것이 사회다.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걸 모를까. 한국이 겉으로는 계급이 없어 보여도 계급이 분명히 존재하며 몇 개의 특정분야에서만 평등하다고 말할 뿐이다. 한국사람들에게 모든 기회는 공평하지도 않고 공평할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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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돈이나 명성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재능과 노력만을 믿고 한다 해도 그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사회는 밑바탕이 없는 당신에게 두 가지 제안을 할 것이다. 그 돈을 얻기 위해 의무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것과 고귀한 삶을 위해 돈을 포기할 것이냐고 말이다. 누구에게나 편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 같은 것은 주지 않는다. 게다가 그 기회가 누구나 원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마음이 따르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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