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향수길에 자리한 오래된 주택을 활용한 카페 향수길 33
대도시에는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지방에 자리한 도시들을 가보면 오래된 주택이 버려진 채 점점 허물어져가는 것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집의 소유주가 있겠지만 아마도 거주하던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서 자식들이 어떻게 활용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방치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래된 주택을 활용하는 것이 지방의 활성화하는데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다. TV등에서 헌 집을 새집으로 바꾸어주는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지만 전국에는 정말 많은 빈 집들이 있다.
옥천의 구읍을 자주 갔었기 때문에 정지용 생가까지 이어지는 정지용길에도 빈집들이 눈에 뜨였다. 그중에 한 집이 카페로 변신을 했다. 공간은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게 리모델링을 해서 포근한 공간을 만들어두었다.
카페는 오래된 주택의 프레임은 그대로 놔둔 채 창이라던가 내부공간 그리고 정원을 아기자기하게 잘 조성을 해둔 것을 볼 수가 있다.
누군가의 집이었을 이 주택은 열린 공간이 되었다. 이제 지역마다 자수 소품 가게라던가 젊은 사람들의 취향이 깃든 가지각색의 점포들이 들어서면서 번화했던 과거가 아니라 레트로풍의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집의 옛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느린 풍경 속에서 책장을 펼치지게 좋은 곳이다. 여행을 하다 피곤할 때 부담 없이 들러 편히 쉴 수 있는 곳, 옥천이라는 곳에서 머물면서 다소 감성 담긴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은 것이 아닐까.
작은 카페라고 하더라도 갖추어둘 것은 알차게 갖추어두었다. 다양한 모양의 찻잔부터 커피머신과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공간도 갖추어두고 있다.
빈집을 활용하는 것으로 먼저 앞서나간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 빈집은 한국의 미래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일본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방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빈집은행’ 제도를 확산시켜 왔다. 빈집 은행은 지자체들이 빈집 정보를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해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거나 매매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오래된 주택을 잘 활용해서 카페라던가 다른 용도로 활용한다면 옥천을 비롯하여 가까운 도시 대전에서도 옥천으로 여행을 하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준다. 물론 규모도 크고 풍경도 좋은 카페들도 있지만 정지용생가를 비롯하여 골목길 여행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다.
모든 것이 새것으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최대한 옛날에 사용하던 가구나 물건들을 활용한 것이 눈에 뜨인다.
요즘에 가장 중요한 공간이 바로 화장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문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내부 인테리어이기도 하지만 특히 화장실이 깔끔하고 배려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카페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더 좋아진다. 향수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방문해 본 옥천의 카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