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보면 만나는 봉화 명호 이나리 출렁다리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길의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낯설어서 새롭게 보이는 여행지로 보이기도 한다. 익숙한 것만을 보다 보면 그 익숙함으로 인해 바뀌어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모든 사람은 사람마다 제각기 보는 눈이 달라서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 때론 신기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해 보일 수 있는 그 풍경을 만나는 것이 차별화가 아닐까.
봉화군에 자리한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은 가보았지만 그 반대편에 자리한 명호 이나리 출렁다리에서 다시 서보는 것은 처음이다. 낙동강 시발점 테마공원에서 바라본 것과 이곳에서 바라본 것이 다르다. 그래서 입장차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인가.
전국에는 그 유명하다는 출렁다리가 많지만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건너갈 수 있는 출렁다리도 많지가 않다. 계절의 전령이 숨겨둔 것 같은 봉화의 골을 따라가다 보면 이곳이 나온다. 겨우내 지낸 여행의 감각을 되살릴 수 있는 곳이랄까.
이곳은 여름에 수상스포츠도 할 수 있는지 주변에는 그런 시설들이 눈에 뜨인다. 주차공간도 넉넉하고 공원처럼 잘 조성이 되어 있는 곳이다. 이 길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구석구석에 있는 것을 살펴봐야겠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지류는 운곡천과 만나 본류를 이루게 되는데 저 건너편에 자리한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은 합수머리에 위치한다. 공원 북쪽에서 강을 건너 남쪽 명호이나리 출렁다리까지는 차에서 내려 짧은 산책을 해보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명호 이나리에서 이나리라는 의미는 황우산 아래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는 나루를 뜻한다. 명호이나리 출렁다리에서 두 물길이 만나는 모습이 보인다. 두 물길이 만나서 시작하는 이 시간의 물은 언제 낙동강의 하류까지 흘러갈까. 어떤 물은 어딘가에 담길 테고 어떤 물을 쓸모가 있어서 논으로 밭으로 흘러들어 가게 될 것이다.
출렁다리라고 하지만 그렇게 출렁거리는 느낌은 없다. 봉화는 누각과 정자가 103동에 이르는, 우리나라 누정 문화의 숨은 명소이기에 곳곳에 볼 것도 많고 머물러 볼 곳도 있다. 이곳의 수량은 많지가 않은 편이데 처음 물길이 시작되는 곳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명호 이나리 출렁다리에서 출발해 보는 봉화 낙동강 예던길 거리는 약 9.1㎞에 이르며 낙동강 시발점 테마 공원~이나리 출렁다리~낙동강 예던길 시발점~명호교~덱 길~백용담 출렁다리~관창 2교~관창폭포 갈림길~(관창폭포)~오 마교~관창 1교~청량산 입구 청량지문까지 이어진다. 이나리라는 이름이 곱고 예쁘다. 겨울철에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고운 물길을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