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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공주의 예술향기

공주 상하신리 마을과 계룡도예촌에서 만나본 화가들의 작품전

스튜디오 지브리로도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는 연재의 큰 방향성은 정해졌지만 어떤 그림체로 그릴 것에 대한 것을 생각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꼼꼼하고 자세하게 그리는 방식, 두 번째는 구체적이지 않은 단순한 그림체, 마지막은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중간 정도의 그림체다. 첫 번째는 하루에 한 페이지도 그리기 힘들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스즈키는 첫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살다 보면 대충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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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주말에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상하신리 마을을 방문했다. 명품 마을 안길 가꾸기로 도로가 개선되고 있는 하신리 395 도로가 정비 중에 있었다. 서당터가 있었던 옛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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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상하신리는 상신리와 하신리가 합쳐져서 부르는 말이지만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윗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있는 곳이다. 장터도 열리고 카페도 만들어졌고 다양한 형태를 만드는 도자기를 굽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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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곳에 자리한 카페는 일반적인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도자기를 다루는 카페들이 늘어나고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는 곳들도 있다. 도예촌이 있는 상신 일대에는 조선 초기부터 중기까지 오직 이곳에서만 생산된 계룡산 철화분청사기의 생산가마인 가마터가 있다. 계룡산도예촌의 작가들은 지역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철화분청사기 복원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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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많이 풀렸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하는데 이번주말은 정말 여행하기에 좋은 온도다. 가볍게 옷을 입고 나가도 될 만큼 몸이 가벼운 여행을 해볼 수가 있다. 이곳의 주 생산품은 항아리, 다기도구일체, 화병, 벽걸이, 물 잔, 목걸이, 손도장 찍기, 인형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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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공간의 바로 옆에는 계룡산 철화 분청사기의 이동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오래도록 분청사기를 굽던 사람들의 작품들을 미리 볼 수가 있다. 이곳을 돌아보다가 미술전이 열리고 있다는 카페를 찾아서 들어가 보았다. 도자기를 만들어서 전시도 하고 파는 도예공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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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생산물이 보이는데 그릇의 형태도 다양하고 찻잔과 주전자 등의 모습도 다양하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과 기업체 및 단체 문화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필자가 찾아간 날에도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이 와서 그릇에다가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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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그곳에 가면 작은 그림 선물전이 열리고 있는데 이곳에 참여한 작가들은 김면유, 김은주, 김배히, 김선미, 김사인, 김옥연, 강보원, 강은정, , 노종환, 노장섭, 도도영희, 박소현, 박희열, 송준, 심홍재, 손혜정, 정기숙, 정윤희, 장현숙, 최송산, 최미진, 안경희, 안호경, 이민정, 유병호 등 25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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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라는 것은 완성이라는 것이 없다. 그냥 가볍게 스케치를 한 것도 아주 세밀하게 모든 것을 그려 넣었어도 화가들에게는 완성이라고 볼 수가 있다. 그림은 그릴수록 계속 더 어려워진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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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와 수묵 등으로 그려진 작품들은 전시도 하고 있지만 판매도 하고 있다. 이곳에 걸린 작품들은 모두 작품당 100만 원 이내로 책정이 되어 있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한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늘 미래를 바라보고,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중시한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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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들은 마치 공주의 상하신리 마을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유명 사찰을 끼고 있어 산행 인파가 몰리는 계룡산 동쪽 동학사나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의 신원사 등산로보다는 찾는 이가 매우 적은 골짜기 마을이 상하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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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도예촌에서 나와서 다시 위쪽으로 올라와보았다. 상신계곡의 '용산구곡'은 조선말 문신인 취음 권중면(1856~1936)이 이름 붙이고 바위에 새겼다. 마을 안엔 큰샘·옷샘 등 신성시하며 식수로 써온 옛 우물터도 두세 곳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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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신리 마을의 선돌과 목장승들을 보고 옛 돌담골목도 돌아보았다. 안쪽에 자리한 계룡산 도예촌에서 작가들의 작품들도 만나보았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완성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현재를 누려보기에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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