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명소와 도토리묵, 근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서천 판교
지방에 살아서 가장 좋은 것은 우선 물가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먹을만한 냉면이며 맛집이라고 알려져 있어도 11,000원을 넘어가지 않는다. 소득이 줄어들게 되는 연령이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매월 나가는 비용을 줄이는 데 있다. 삶의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밖에 없다. 오래간만에 서천 판교에 자리한 냉면집의 냉면이 먹고 싶어 져서 판교로 발길을 해본다.
옛 감성이 물씬 풍겨 나는 이곳은 기차로도 방문할 수 있는 판교역이다. 모처럼 찾아온 연휴에 온 가족이 즐길만한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서천 레트로 명소이기도 한 판교면을 방문해 보자.
예전에 보지 못했던 공간들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도토리묵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캐릭터들이 눈에 뜨인다. 도토리를 콘셉트로 판교에 대한 이미지와 여행감성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다음에 한 번 방문해봐야 할 듯하다.
키 낮은 집들 사이로 골목을 거닐면 판교극장, 장미사진관, 동일주조장 등 옛 건물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곳은 마을은 1시간이면 둘러볼 정도로 아담하지만, 건물에 쌓인 이야기를 가늠하고 사진을 찍다 보면 남길만한 사진 여러 장 정도는 건질 수가 있다.
의외로 냉면맛집들이 이곳에는 있다. 다른 음식점은 잘은 모르겠지만 냉면집은 모두 방문해 보았다. 시원하면서도 고소하면서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어디쯤에 있는 그런 맛이다.
밥 먹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냉면은 다시 들어간다. 필자가 방문하기 얼마 전에 온 남자 두 명이서 4인분을 챙겨 먹고 떠났다고 한다. 딱 적당한 음식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 좋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그런 맛과 양을 선호한다.
이 음식점의 냉면국물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물론 평양냉면의 심심함보다는 강한 맛이 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평양냉면의 심심함이 덜 매력적인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다.
항상 냉면을 먹고 나서 국물을 끝까지 마실 것에 대해서 엄청 고민한다. 이속에는 나트륨이 적지가 않을 텐데 몸에 안 좋은 것이라고는 술 하나만 감당하자는 마인드로 조심을 해서 그렇다.
서천군 판교면 현암리 일원 2만 2965㎡의 서천 판교 근대역사문화공간에는 1930년대부터 1970년대 건립된 건축물 7개소가 개별 문화재로 포함되어 있다.
서천 판교 현암리는 1930년 충남선 판교역이 개설되며 1970년대 제재·목공, 정미·양곡·양조 산업과 장터가 발전하면서 한국 산업화 시기의 번성기를 누렸으며 동일정미소, 동일주조장, 장미사진관, 오 방앗간(삼화정미소), 판교극장 등 7건의 문화유산은 근대 도시경관과 주거 건축사, 생활사 요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곳곳에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와 세월의 흔적에서 떨어져 간 현암 바위의 조각들이 새로운 요정으로 현암마을에 희망과 꿈을 준다고 믿고 기다린다는 의미로 파란색 바위요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판교에서 축제를 열기 시작하는 먹거리인 도토리묵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성인병 예방과 피로 회복, 숙취 해소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낮은 열량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에 부담스럽지 않은 도토리묵과 냉면을 연계한 판교의 근대문화를 접해보는 여행을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