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봄향기를 맡으며 떠나기에 좋은 정읍시립박물관
제왕의 딸이라는 수백향이라는 드라마에서 노래가 하나 나온다. 그 노래는 OST로 사용되었는데 백제가요인 정읍사라는 노래다. 백제 멸망 이후에 전북 일대를 중심으로 약 천 년 동안 계속 불려져 조선 성종 대에 이르러서 악학궤범(1493년)에 기록되었으며, 따라서 한글로 표기된 노래 중 가장 오래된 노래다. 노래에서 정감 있는 누군가를 그리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다.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면 찾아갈만한 곳으로 정읍의 여러 곳이 있지만 정읍을 알기 위해서 방문할만한 곳이 바로 정읍시립박물관이다. 가장 오래된 한글노래라는 정읍사가 있지 않은가.
정읍 하면 정읍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내장산이라는 명산을 품고 있고 백제의 옛 가요 ‘정읍사’의 도시이며 정읍 사람들에게 자부심인 동시에 정읍을 떠난 이들에겐 노스탤지어의 표상 같은 곳도 곳곳에 남아 있다.
봄이 오면 언제든 돌아오시기를 바라는 여인의 마음을 담고 있는 정읍사처럼 사랑하는 이의 안녕을 노래하고 있다. 매년 10월에는 현존 최고 백제가요 ‘정읍사’와 정읍사 여인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정읍사 문화제가 열린다.
정읍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정읍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내장산과 쌍화차 때문일 것이다.
정읍 시립박물관에는 정읍의 근대 모습부터 지금까지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정읍사에서 정읍(井邑)은 전주(全州)의 속현이었다. 현의 사람이 행상을 나가서 오래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그 아내가 산 위의 돌에 올라가 바라보면서 그 남편이 밤에 가다가 해를 입을까 두려워하여 흙탕물의 지저분함을 빌려서 노래하였다.
오래된 문서나 사진 그리고 정읍의 변화된 일상의 모습은 2025년에도 그려지게 될 것이다.
정읍시립박물관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자세한 문의는 정읍시립박물관으로 하면 된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창암 이삼만의 글도 이곳에서 볼 수가 있었다. 창암 이삼만의 글씨를 보면 마치 물이 흐르는듯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추사 김정히의 추사체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글을 쓰고 누군가의 삶을 그리는 것만으로 즐거움이 있다. 물론 한자가 낯설기는 하지만 그 글에 스며들어 있는 것도 역시 사람의 삶이다.
봄이라는 계절은 낯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이라는 절기가 시작되면 완연하게 봄의 꽃이 변화되는 것을 알려줄 것이다. 봄의 꽃이 피어날 때 정읍에서 정읍사를 한 곡 들으면서 돌아보면 좋을 듯하다.
겨울을 끝내고 봄이 오면 듣기에 좋을 정읍사라는 노래의 가사와 함께 음악도 들어보면 어떨까.
(前腔) 하 노피곰 도샤/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어긔야 어강됴리/아으 다롱디리
(後腔) 全져재 녀러신고요/어긔야 즌를 드욜셰라/어긔야 어강됴리
(過篇) 어느이다 노코시라
(金善調) 어긔야 내 가논 점그셰라/어긔야 어강됴리
(小葉) 아으 다롱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