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한지테마파크의 봄맞이 협력전시 최옥자 초대전
인류에게 있어서 종이는 모든 문명의 진보를 가능하게 했던 소중한 발견 혹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종이가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의 수많은 기록을 남길 수 있었으며 작품들도 만들 수가 있었다. 종이로 만든 것 중에 닥종이라는 것이 있다. 닥종이는 식물의 구조를 활용해서 만든 전통한지다. 중국의 수제 지를 화지라고 부르고 일본의 수제이인 화지와 구별하여 지칭한 것이 한국의 한지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한지공원길 151에 자리한 원주한지테마파크는 한지와 관련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원주만의 전시공간으로 새 단장을 하고 첫 기획전시로 최옥자 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오랜 세월 우리 한지로 한류를 주도하는 문화예술인의 양성에 힘써온 최 작가는 생명의 손길로 보듬고 숨결을 불어넣어 분신 같은 인형을 만들면서 그 얼굴, 몸짓, 옷깃 속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4월 27일까지 80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닥종이인형 기능전승자인 최옥자 작가와 제자들로 구성된 29명의 종이마당 작가들이 참여해 43점의 닥종이인형 작품을 만나볼 수가 있다. 입구에서부터 큰 규모의 작품을 볼 수가 있다.
작품 크기가 5 m×4m에 달하는 대작인 작가의 대표작 사계(四季)를 비롯해 김장, 독장수, 짚신할아범 등 총 13점을 전시가 되어 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보면 가족과 함께한 기쁨, 오래된 친구들과의 추억, 책이나 글로만 접했던 우리네 정겨운 풍속과 일상을 만나볼 수가 있다.
원주한지테마파크는 본관 건물과 야외공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은 한지역사실, 한지체험실, 아트숍, 작은 도서관, 2층은 기획전시실과 80명이 사용 가능한 회의실등을 갖추어고 있는데 새롭게 재단장해서 그런지 깔끔한 느낌이 드는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닥나무를 원료로 만든 한지는 다양한 공예품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공예품뿐만이 아니라 화폐도 만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조선시대 초기 닥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여 만든 종이(楮紙)로 만들어 발행한 명목 화폐를 저화(楮貨)라 하였다.
한지로 몇 번 작품을 만들어본 적이 있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다. 한지공예는 지수공예와 달리 완제품 골격에 생사의 한지로 문양을 오려 붙이고 마감재를 칠하여 완성하는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지만 지호공예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공예다.
모든 작품들은 옛사람들의 모습이며 그 모습 속에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어느 때보다도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 이번 전시가 마음에 평안을 주고 상처를 치유하는 그런 시간이 되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자신이 배우고 익혔던 것을 넘어선 것을 기록하고 정리해서 후대에 전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 결과 인간은 문명을 이룩하고 더욱더 번영할 수 있었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멀리까지 볼 수가 있다.
자신을 소중히 돌봐주고 안아주고 사랑해 주는 것이 필요한 이때에 가르친다는 것의 다른 의미는 배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자신과 제자를 통해 소통하고 만들었던 작품들을 보면서 서로를 상생하고 봄에 피어나는 꽃봉오리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의 결과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