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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1. 2017

연장전

노동의 가치

연장이라고 해서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구인 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책 연장전은 현대 한국사회의 노동자가 직면해 있는 현실과 실제 그 현장에서 살아가는 24명을 통해 노동의 가치가 무엇이고 현장에서 어떤 문제에 직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써 내려가고 있다.


노동이 대접받는 사회는 비교적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인 세상에서는 노동의 가치는 왜곡되고 사회를 지탱하는 구조는 무너져 내린다. 어릴 때 기술 하나만 배워두면 평생 먹고 산다는 말이 있었지만 수많은 기술들이 개발된 지금 노동의 가치는 예전 같지가 않다. 노동을 대신할 수 있는 수많은 기술들이 나온 것도 있겠지만 돈의 가치가 희석되면서 벌어도 이전과 같은 수준의 삶을 누리기가 힘들어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체불 임금은 모두 1조 4,28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마다 10%씩 늘어난다. 이 중 건설업이 16.6%로 가장 많다. 노동부의 지도를 통해 해결된 금액 비율은 2008년 이후 가장 낮았고, 일을 시키고 돈을 떼어먹은 게 20만 건에 육박했지만 그속된 사업주는 28명뿐이다."

서민들의 머리를 얼러 만져주는 가위, 사람이 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헤치는 굴삭기, 나쁜 나무를 베어 다른 나무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기계톱, 사람의 마음을 얼러만 져 주는 기타 등 모두 사람이 사용하는 연장에 속한다. 지금 이 땅의 노동자들은 인간다운 삶이 아니라 생계를 고민하고 있다. 생계가 문제가 될 정도면 꿈은 이미 저편으로 건너가 버린 상태다. 

2년 전인 2015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 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2008년 5.7%에서 2013년 13.8%로 높아졌다고 한다. 반면 협력사의 영업이익률은 줄었다. 이는 현대자동차도 비슷하다. 그들의 영업이익이 높아진 데에는 높은 기술력이나 제품보다 협력업체를 쥐어짠 효과라고 말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가난한 노동자들의 기가 팍팍 오르는 세상은 언제쯤 올까?"

"절망과 한숨 가득한 세상을 녹인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노동, 그 땀이 서려 있는 열차가 당신을 만난다." 

"보이지 않는 살가운 노동, 그녀들이 있어 고맙다."

하청노동자, 노동자들의 파견시장이 커지면서 기업의 이익은 높아졌지만 노동자들의 생활을 팍팍해졌다. 다른 국가와 경쟁력을 고려하면 노동자들의 급여를 올리고 생활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나마 사정이 좋은 기업은 대부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종에 있다. 한국의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있는 직업은 인건비가 상당한 비중이기 때문에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한국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미용사, 굴삭기 기사, 조경사, 노래 노동자, 청소 노동자, 정비사, 주물 공, 인터넷 설치기사, 형틀목수, 공인노무사, 어린이집 교사, 수영강사, 손해사정사, 집배원, 용접사, 화물기사, 재봉사, 간호사, 사진가, 요리사, 제화공, 만화가, 콜센터 상담사, 인권운동가까지 모두 먹고살기 위해 자신만의 연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 연장의 날카로움은 예전 같지 않다. 


힘이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정치, 모여진 국민 세금을 국민이 아닌 기업에 퍼다 주는 정부가 아닌 합리적인 생각이 저변에 깔린 그런 나라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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