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국립박물관
역사를 처음 배우다 보면 고조선 다음에 접하게 되는 국가들은 옥저, 동예,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이 자리한 공간을 세 곳으로 나누어 지배한 마한, 진한, 변한이다. 그중에 백제가 자리하게 될 경기도, 충남, 전라도 지방에는 마한이라는 고대국가가 자리하고 있었다. BC 3C에서 AD4세기 무렵까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한을 주도하는 세력은 목지국이었지만 이후 한강을 기반으로 세를 넓히기 시작한 백제국에 그 패권을 넘겨주게 된다.
지난 4월 말 새롭게 단장한 공주 국립박물관에서는 백제의 기반이 되었던 '마한 속의 백제 금강을 품다'라는 주제로 7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특집전이 열리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피서도 할 수 있으며 고대국가 백제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마한이라는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다시 접할 수 있는 전시전이다.
전시를 열며 : 백제는 당시 마한 연합부족 국가중 하나인 백제국으로 출발하였으며, 점차 주변 세력들을 통합하면서 고대국가로 성장 하였습니다. 이러한 백제의 성장은 외부로부터 유입된 선진 기술과 토착세력인 마한의 다양한 문화가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런 전시가 마한의 다양한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소윤 : '마한은 서쪽에 위치한다. 그 백성을 일정 지역에 대대로 살며 곡식을 심었다. 또한 누에치기와 뽕나무를 가꿀 줄 알고 면직물을 만들었다.' 역사 배울 때 말고 정말 오래간만에 마한 이야기를 접해보네요.
주만 : 그러게 덥긴 덥다. 여기 들어오니까 살만하네.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에어컨이 빵빵하게 들어오는 것에 들어와서 쉬는 것이 가장 좋아.
소희 : 공주에서 열리는 전시전이어서 그런가? 금강을 품었다기보다는 한강이 기반이라고 봐야 하는 거 아냐?
수진 : 나중에 백제국이 통합해서 그렇게 보일 수는 있어도 마한만을 놓고 본다면 금강이 중심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여. 그리고 중심국가였던 목지국이 충남을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으니까.
진수 : 마한 지방에 거주했던 부족들을 마한연맹체라고 부르는데 이런 형태를 국가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까.
성현 : 마한 연명체는 삼국시대, 고려, 조선 같은 절대 왕정과 같은 구조는 아니었을 거야. 절대왕정은 왕이 국가의 전권을 가지는 독재에 가까운 정체로 느슨했던 연맹체보다는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중국의 문헌기록에 의하면 마한의 위치와 풍습이 소개되어 있는데 시대상 기존의 청동기문화에 새로운 철기 문화가 가미되어 성립되었다. 북방의 유목문화가 아닌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회가 마한이며 새로운 집단의 이주를 알리는 유물이 당진 소소리, 장수 남양리 유적 등에서 발굴되었다.
주만 : 우리는 왜 항상 중국의 문헌기록을 살펴야 할까.
성현 : 그건 중국이 국가로서의 틀과 기록문화로만 본다면 한반도에 있었던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있었으니까.
소희 : 역사에서 보면 절대왕정이 꽤나 오랜 세월 한반도에 이어져 왔잖아. 그것이 합리적인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 보면 왕권의 최선의 형태에서 '한 사람 또는 한 가문 전체가 정치적 탁월함에서 나머지 시민 전체를 능가할 때만 왕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라고 했거든
수진 : 백성이 모두 지적으로 성숙하고 글을 읽을 줄 알고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펼칠 수 있었다면 당연히 가능하지 않았겠지 그렇지만 소수였잖아. 그래서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가 가능했던 형태로 나온 것이고.
마한 특별전에서는 마한시대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가 되어 있는데 마한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생산기술이 체계화되고 전문 장인 집단이 출현하였다. 그리고 철제 농구를 사용하면서 농경문화가 한층 더 발전하였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표주박 모양 토기, 동이형 토기 등 다양한 형태의 토기를 생산하였다.
주만 : 너희들이랑 같이 박물관 같은 곳에 가면 유물이라고 있는데 하나같이 모양들이 투박하고 멋이 없어 보여.
성현 : 당시에는 새로운 생산기술이나 유리공예, 그릇 등의 기술은 최첨단에 속했던 것이었어. 냉장고가 나오면서 음식 문화에 큰 변화가 있었듯이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질 좋고 튼튼한 그릇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미래를 준비했던 거니까.
소윤 : 지금이야 정보가 축적되고 인류가 발견해온 수많은 기술들이 데이터화 되어 발전 속도가 빨랐지만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뎠던 것이 사실이잖아요.
마한 같은 시대에는 구슬 제작에 두 가지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마노, 수정, 연주 옥등의 원석을 가공하는 방법과 유리용액을 부어 만드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말 모양 허리띠 고리는 허리띠의 앞쪽과 양쪽을 연결해주는 현대시대의 버클과 같은 장식으로 초기철기시대부터 마한까지 제작 사용되었다.
수진 : 그 당시에도 유행이 있었을 텐데 오랜 시간 허리띠의 버클을 말 모양으로 사용했다는 것도 독특하네.
주만 : 당시에는 상식을 깨는 스티븐 잡스 같은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성현 : 그래도 통일성이 있잖아. 마한이라는 국가 이름과 매칭도 잘되고 말이야.
소희 : 마한이 고대국가이긴 하지만 삼국시대의 국가 형태는 아니었잖아. 그렇다면 이상 국가의 규모는 어떻게 될까.
진수 : 국가가 운영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세금이 있어야 하잖아.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사니까 그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의 대량생산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빈부의 격차나 신분이 생겨나니까.
소윤 : 자급자족할 정도의 인구 수준이면서 너무 인구가 많아서 해결하기 힘든 복잡한 사안들이 많이 발생하지 않은 수준이지 않을까요.
주만 : 그럼 54개의 소국들로 이루어졌다는 마한의 중간쯤 되는 인구를 가진 국가가 적당할 수도 있겠네
소희 : 지금도 국가의 크기를 인구 규모로 판단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가 행복하려면 국가가 커야 한다고 말하고 있잖아. 내 생각에는 잘못되었다고 봐. 진정한 의미의 큰 국가는 인구의 수가 아니라 국민들의 역량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기에 이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의식변화를 추진하고 있잖아.
성현 :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국가도 개인처럼 수행해야 할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가장 잘 수행한 역량 있는 국가가 가장 큰 국가지. 예를 들면 북유럽 국가들처럼 말이야.
마한 전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새'신앙과 관련된 제사 용품은 오리모양 토제품이다. 영광 수동 출토 새 모양 청동기와 매우 비슷한 오리 두 마리의 토제품은 몸통의 바닥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나무 막대기 같은 물체를 꽂을 수 있게 하였다.
주만 : 이건 그 뭐냐. 나무 같은 것에 앉아 있는 새와 비슷해 보이네
수진 : 주만이라가 말하는 것은 솟대야. 이 유물을 보니까 솟대에 스며들어 있는 샤먼 신앙과 연결되어 있어. 샤먼이 죽으면 새가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시베리아의 원주민들은 새를 죽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소윤 : 저도 솟대 이야기는 많이 들어본 적이 있어야. 새는 집과 마을을 지켜주는 것과 동시에 망자의 영혼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진수 : 옛날 마을이나 최근에 만들어지는 한옥 마을에도 입구에 솟대가 세워져 있잖아.
성현 : 단군신화에서도 신단과 신수가 결합된 신단수의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로에 세워진 나무가 있었어.
마한의 소국에서는 해마다 5월과 10월에는 농사일과 관련된 제사를 지냈는데 모여서 노래와 춤을 즐기고 숨을 마시며 노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제사에는 다양한 토기를 이용하였는데 특히 새 모양의 토제품과 새를 형상화한 토기를 사용하였다. 새는 예로부터 곡식을 물어다 주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소윤 : 저도 국민의 권리인 투표를 하는데요. 국가란 무엇일까요.
진수 : 쉽지 않은 질문이네. 나는 인구가 많고 국가가 부강하다고 해서 좋은 국가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 국민의 수가 국가의 크기를 판단하는데 적합한 기준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나 다 국민에 포함시킬 수도 없다고 봐.
소윤 : 그럼 어떤 사람들이 포함되어야 할까요.
소희 : 국가에는 의무와 권리는 모두 하는 국민이 있는 반면에 피부색은 같지만 다른 국가의 시민권을 가진 재류외인이나 이방인들은 구성원이라고 볼 수는 없지.
수진 : 인구가 너무 많다 보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어떤 국민이 탁월한지 아는 것이 어려워지지. 어떤 사람이 탁월한지 모르니 필연적으로 공직자 선출이나 법원의 판결이 잘못되고 국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방인이나 재류외인들이 국정에 참여하기가 쉬워지는 거니까. 인구가 너무 많아 쉽게 발각되지 않는 거야.
성현 : 하여간 기록상으로 보면 마한은 700여 년 가까이나 존속해온 국가니까 우리 역사에서 쉽게 지나가서는 안될 흔적이긴 해.
마한의 연맹 체중 하나였던 백제는 주변 세력을 통합하면서 강력한 고대국가로 성장하였다. 특히 백제는 4세기 무렵 금강유역으로 영역을 확장하였는데 이때 '철'은 강한 백제를 만드는 기반이 되었다. 고리자루 큰 칼이나 쇠창, 쇠낫, 쇠도끼, 삽날, 쇠손칼등의 생산력이 증가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삼국시대의 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고대 사람들은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것은 꿈이었다. 그래서 한민족도 선사시대부터 새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고구려의 삼족오, 박혁거세가 태어난 신화의 중심에도 알이 있다. 충청남도의 백제토성을 복원할 때 나무로 깎은 새가 발굴된 경우도 많다.
주만 : 이제 어디로 여행을 떠날까. 여가는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거잖아.
수진 : 여가에도 철학이 필요해. 사람들이 일하는 노동은 여가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소희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 보면 여가가 났을 때 이 선을 이용할 줄 몰라 노동과 전쟁에서는 유능해 보이지만 평화와 여가를 즐기지 못한다면 노예보다 나을 게 없다고 했었어.
주만 : 그래 옳은 말이야. 이제 즐기러 떠나자고.
소윤 : 지금 노동하는 게 아니라 즐기고 있는 거 같은데요.
대규모 이주와 철에 기반한 새로운 생산기술을 도입하여 700여 년을 존속한 마한은 다양한 신앙과 제사의식, 농경의례에 대한 흔적을 남겼으며 이후 고대국가 백제로 성장하면서 문화와 기술은 통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