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현대차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2위가 될까.
사람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누군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마력수나 토크 같은 것은 한국에서 타고 다니는 데 있어서 중요하지 않다. 250마력만 넘으면 한국의 어디를 가더라도 힘이 부족해서 다니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고속도로를 정말 많이 다니는 필자는 130km를 넘게 밟는 경우도 별로 없다. 물론 200km를 넘기는 것이 어렵지 않겠지만 말이다. 한국은 마력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필자가 차량을 처음 구입했을 때만 하더라도 전 세계의 자동차회사에 비해 현대차는 벤츠나 BMW, 아우디,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혼다, 닛산, 도요타,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브랜드 이미지는 한참 뒤처진 엔진기술도 너무나 빈약한 기업이었다. 그랬던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것은 IMF때 기아차를 흡수하면서부터라고 보인다. 대우자동차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GM에 흡수가 되어버렸고 쌍용도 과거의 영화는 회복하지 못한 상태가 되었다.
지금의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순위로 3위에 올라서 있다. 1위는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도요타, 2위는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 그리고 현대차다. 개인적으로 기아차 디자인은 무언가 마이너 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기아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대차의 전형적인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기아차로 흡수하고 공급하는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산업기반을 만들어두었다.
몇 년 전 주변에 사람들이 마치 전기차가 빠르게 찾아오는 미래처럼 생각되는 사람들이 전기차로 바꿀 것을 말했지만 필자의 생각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선호하는 최대 이유는 값싼 유지비용이었다. 상당히 비싼 전기차값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전기차를 구입하였지만 필자는 전기차 시대는 최소 10년을 훌쩍 넘어야 올 것이라고 보았다. 단순히 충전시설이나 저렴한 유지비 혹은 정부의 보조비용만으로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산업계 관계자도 마치 전기차가 엄청난 물결처럼 올 것이라고 예상했을 때 필자는 전기차는 시간이 걸린다고 보았다.
한국은 기름에 상당한 세금을 부여하는 나라다. 정부는 국민이나 소비자들을 위해 세금을 적게 거둬들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행정부다. 모든 국민에게 자동차가 필수재처럼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치재처럼 세금을 부여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 것만 보아도 모르겠는가. 자동차가격과 상관없이 배기량에 세금을 부여하는 방식도 바뀌지 않고 있다. 아주 편하게 세금을 걷을 수 있는 수단을 정부가 포기하리라고 생각하는가. 정부가 지구의 환경을 그토록 안타깝게 생각해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금 해주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나이브한 것이다.
중국은 한국과 환경이 다르다. 유럽, 미국, 일본, 한국처럼 내연기관을 따라갈 수 있는 시간과 기술을 축적하지 못했다. 중국이 전기차에 모든 힘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것을 미래에 다가올 현실이었다. 몇 년 전 필자는 그렇게 보았다. 어떤 브랜드가 글로벌 탑 텐에 오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보았는데 지금 기준에서 본다면 BYD다. 향후 10년쯤 후에 BYD는 전 세계자동차시장에서 5위쯤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태국을 여행 갔을 때 다른 사람은 풍경을 보고 먹을 것을 살 때 곳곳을 다니면서 BYD 매장수와 거리를 다니는 BYD차량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디자인을 비롯하여 성능을 볼 때 조만간 테슬라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인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포함해서 말이다.
전기차도 아니고 내연기관차도 이제 저물어간다면 한동안 그 중간을 메울 것으로 보이는 기술은 하이브리드다. 벤츠나 BMW의 이미지는 예전과 같지 않다. 내연기관의 기술도 과거보다 퇴보한 느낌이 든다. 전기차야 어떻게든 따라가지만 하이브리드 기술 같은 것도 없다. 자동차 명장정도는 아니더라도 자동차 정비를 해본 입장에서 지금의 벤츠는 과거보다도 나빠진 느낌이다. 물론 편의시설은 많이 늘어났는데 그 덕분에 잔고장이 많아지고 있다. 하차감으로 산다는 재규어, 랜드로버, 마세라티는 왜 사는지 잘 모르는 차들이다. 그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엔진을 비롯하여 엉성하게 만든 저 차를 왜 타서 유지비용에 왜 스트레스를 받으려는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이렇게 엉망인 차를 비싼 값에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넘친다는 것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하다.
현대차는 분명히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었고 10년쯤 후에는 2위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회사다. 키보드 워리어 등이 새 차가 나올 때마다 마치 자신이 모든 디자인에 통달하고 마력이라던가 토크, 브레이크의 종류, 엔진의 종류 등을 내세우면서 떠들겠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비롯하여 차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 필자는 현대차를 타기는 하지만 현대차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다. 비교도 안되었던 GM이나 포드는 이미 제쳤고 도요타는 쉽게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지만 폭스바겐은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우선 한국에서도 폭스바겐의 이미지는 현대차보다 높지가 못하다. 브랜드 이미지로서 벤츠와 BMW가 유지가 되겠지만 이미 제네시스를 비롯하여 현대차 라인이 가성비와 고급스러움으로 따라잡아가고 있다.
현재 IT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개발자를 흡수하고 있는 회사 중에 현대차가 있다. 현대차가 왜 그렇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을까.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하청방식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넣었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토스, 카카오뱅크, K뱅크 본사를 가보면 알겠지만 그곳은 은행이 아니다. 그냥 IT회사다. 지금 5대 시중은행들도 기존의 은행원을 거의 뽑지 않는다. IT회사로 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자신의 제품을 대만의 TSMC에 맡기지만 그들이 보유한 파운드리 최고 기술자에 못지않는 파운드리 최고 기술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앞으로 모빌리티는 기존차량의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다. 운전의 즐거움이 아니라 공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데 집중을 하게 된다면 기존 차량에서 느꼈던 만족감은 전혀 다른 형태로 표출이 될 것이다. 비싸고 이쁘기만 한데 쓸데없는 물건은 어느 정도는 유지가 될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