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호남의 명촌, 금안동

신숙주의 고향이자 영암 구림, 정읍 신태인과 함께 호남의 3대 명촌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의리가 중요할까. 실리가 중요할까. 사람의 믿음을 저버리는 것은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충돌이 입장차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양쪽을 모두 이해하고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소수다. 사람들은 자신이 편한 대로 생각하고 편한 대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보통 군자라고 부른다.

01.JPG

IC에서 빠져나오면 단풍의 도시 정읍이라는 이정표가 먼저 눈에 뜨인다. 그림 같은 내장호 둘레길, 사계절 아름다운 내장산 단풍 생태공원, 100주년 기념탑 옆에 설치된 스카이워크가 있는 정읍시에는 역사명소들도 적지가 않다.

02.JPG

영남에도 양반마을이 있지만 호남의 명촌도 있는데 정읍의 금안동이라는 곳도 그런 곳 중에 하나다. 신숙주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삼문과 신숙주는 시대를 달리했던 대표적인 선비였다. 성삼문은 세조대에 3대가 멸족되고 그 이름을 잊혔지만 그 이후로는 꾸준하게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지만 신숙주는 세조대에 영화를 누렸지만 후대에 숙주나물로 불리면서 변절의 대명사로 거론되었다.

03.JPG

이 마을은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인 보한재 신숙주(1417∼1475)의 고향이자 500여 년 이어온 대동계(大同契)로도 유명한 마을이다.

04.JPG

금안동 마을과 주변 사당, 서원 등을 연계해 아름다운 흙담 길 코스, 숲과 함께하는 추억코스, 조선 선비 과거 준비길 코스 등을 개발을 해두었다.

05.JPG

경렬사, 쌍계정, 설재서원 등 사원과 정자, 효자·열녀비 등 각종 문화재 20여 개가 있는 선비의 마을인 금안동은 영암 구림, 정읍 신태인과 함께 호남의 3대 명촌으로 알려져 있다.

06.JPG

금안동의 곳곳에는 이곳이 어떤 마을인지 그리고 역사가 어떠한지에 대한 소개를 볼 수가 있다. 신숙주 선생의 생가까지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신숙주선생생가는 현재 그 터만 남겨두고 있어서 당대에 부와 명예를 모두 누렸던 사람의 흔적이라고 보기에는 초라하다.

07.JPG

역사의 변혁기에 어느 편에 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의 정치판에서도 볼 수가 있다. 문제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했을 때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백성과 국민을 위해 선택을 한 사람과는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

08.JPG

신숙주는 성삼문을 비롯한 사육신과 달리 다른 결정을 내리면서 좌의정 · 우의정을 거쳐 영의정을 지냈으며 자신의 모든 역량을 세조의 문화사업에 바쳤다. 위기에는 무신이 필요하지만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신숙주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09.JPG

신숙주는 높은 벼슬을 누리면서 살았지만 정치적인 행보에는 관심이 없었다. 문화정책에 매달리며 살았으며 권력을 잡으면 부가 따르는 법이요, 더욱 부당하게 권력을 잡으려는 동기는 재산을 탐하게 되면 결국 스스로를 망친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이다.

10.JPG

후대에 성상문의 신뢰와 절개를 칭송받을수록 반대급부로 신숙주는 평가절하가 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가 비교가 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스스로가 발전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11.JPG

성삼문은 한 목숨을 바친 대신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짧은 인생에 더 이상 이룬 것은 없었지만 신숙주는 목숨을 부지하여 편안하게 산 대신에 명예를 잃었다.

12.JPG

영화 관상의 마지막 부분에서 파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관상을 보는 사람이 파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바뀌게 될 것을 바뀌게 된다는 것이었다. 역사의 흐름은 끊임없이 바뀌면서 흘러가게 된다. 호남의 3대 명촌이라는 금암동에서 6월의 첫날을 맞이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밤의 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