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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9. 2017

Hillbilly Elegy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미국 국민이 대통령으로 왜 트럼프를 선택했는지 알게끔 해주는 책이 바로 힐빌리의 노래라는 책일 듯하다.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며 참견할 것과 참견하지 말아야 할 것을 스스로 정하고 규정짓는 나라 미국의 국민들의 삶은 행복할까. 백인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미국 국민은 엘리트 계층인 힐러리보다 입이 걸고 험하며 미국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트럼프를 선택했다. 국가는 부강할지 몰라도 백인을 비롯한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은 가난을 대물림 하는 불편한 진실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 한 줄로 세워놓는 무한 지옥 교육 현실 때문에 그나마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생각 외로 교육 사각지대가 상당한 편이다. 그런 힐빌리의 삶을 목도하고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낸 J.D.밴스라는 사람을 통해 그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나갔다.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자신의 실제 삶을 토대로 가족과 주변인을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진 자와 없는 자, 교육을 받은 자와 받지 못한 자, 상류 계층과 노동 계층으로 선이 그어진 것은 미국 역시 비슷해 보인다. 문제는 정부가 그것을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특시 생명의 중요성이 중시되는 의료에서 조차 돈의 잣대는 매겨진다. 그걸 완화하려는 정부와 지도자의 노력은 마치 사회주의처럼 치부되기 십상이다. 


신기하게도 소득이 낮고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아이에 대한 욕심이 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가족인 경우가 많다. 한국사회에서도 문제시되고 있는 낙태나 아이 유기는 대부분 저소득층 가정에서 많이 일어난다. 피임보다 본능에 의존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 그리고 그 뒤에 오는 책임은 우선 뒤로 밀어둔다. 저자의 어머니 역시 어린 나이에 사랑을 하고 피임 없이 관계를 하다 임신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린다. 그리고 첫 번째 남편과 이혼한 후 지속적으로 남자를 바꾸면서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아이들에게는 정상적인 아버지를 선택할 기회는 없다. 그리고 그런 엄마는 서서히 마약 중독에 빠져든다. 


힐빌리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부모와 비슷한 전철을 밟아가며 살다가 미국의 평균 수명보다 더 적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하나같이 뿌리 깊은 결점을 가지고 있으며 살인을 한 사람들도 등장한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람들이나 지속적으로 약물을 남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지만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벗어나고 싶어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인생의 굴레다. 신분 상승은 사회적으로 가치가 올라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의 생활을 버리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더 나은 삶을 향해 간다는 것은 과거의 삶을 버리는 것도 포함이 되어 있다. 저자가 힐빌리의 삶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도움이 컸었다. 고립되지 않은 삶을 살게끔 해주는 데는 그녀의 역할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는 비교적 로스쿨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지만 어차피 사시나 로스쿨에서 나름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학벌과 지역이 매우 중요한 것은 비슷하다. 미국은 로스쿨 제도가 이미 자리 잡은 나라로 힐빌리 출신의 저자는 예일 로스쿨로의 경로를 결정한다. 20만 달러의 빚 대신에 학교에서 가장 가난한 학생층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교육을 받고 열심히 노력하기 위해서는 본보기를 보여줄 만한 주변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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